희망을 만드는 불자들-태고가릉빈가합창단 정진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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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만드는 불자들-태고가릉빈가합창단 정진현장을 가다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9.01.02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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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가릉빈가합창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음성으로 전하는 불음포교와 아울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곧게 받아들이고 실천하기 위한 수행도 열심이다.


단원들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반야사에서 열리는 ‘108배 명상 및 1080배 정진법회’에 동참하고 있는데,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공경하는 절 수행을 통해 지혜롭고 복된 삶을 살길 발원하고 있다.






‘거짓된 나’ 내려놓으니 지혜의 문 열리네



   
 
  태고가릉빈가합창단은 매달 ‘108 명상 및 1080배 정진법회’에 동참해 탐진치 삼독에 물든 마음을 씻어 내고 있다. 또한 절 수행을 통해 ‘하심(下心)’을 배우고 ‘나와 너’가 다르지 않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살포시 내린 어둠 속에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반야사(주지 수상 스님)를 찾았다.


담장 너머 대웅전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합장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그림자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반가운 모습에 발길을 재촉했다.

대웅전에는 태고가릉빈가합창단(단장 김연춘) 단원들이 ‘참나’를 찾기 위한 참회의 절을 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단원들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8시 반야사에서 열리는 ‘108배 명상 및 1080배 정진법회’에 동참해 수행을 증장하고 있다.


이날 역시 단원들은 반야사 신도와 일반 불자 등과 함께 탐진치 삼독에 때묻은 마음을 씻어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었다.


가릉빈가합창단 지도법사인 수상 스님은 ‘108배 명상 및 1080배 정진법회’에 앞서 단원들과 동참자들에게 격려의 말과 함께 감로 법문을 설했다.


“기도하고 수행하며 봉사하는 삶이 진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기도와 수행을 통해 지혜를 닦고 나눔 실천을 통해 복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절을 올림에 있어 그 숫자에 의미를 두지 마십시오. 108배, 1080배 등 수행을 통해 마음 닦는 그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숫자 채우기에 연연하면 부담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마음이 편치 않게 돼 수행에 들어가는데 장애가 됩니다.”


이어 수상 스님은 “어떤 일에 있어 되든 안 되든 직접 해보는 사람이 있고, 도전하기도 전에 뒷걸음치는 사람이 있다”면서 “정진함으로써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깨달음의 세계가 저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않은 채 뒷걸음치는 삶이야말로 가장 안타까운 삶”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지혜는 수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지혜를 닦을 수 있는 방법이 절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절은 나를 모두 내려놓는 것이고 상대방을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며 “절 수행을 통해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스님의 법문에 이어 108배 명상 시간이 이어졌다.


법당은 숨죽인 듯 고요해진다.


두 손을 오롯이 합장하고 허리를 반듯하게 편 단원들은 스님의 죽비소리에 귀를 세운다.


“절이란 진지하게 나를 닦는 방법입니다. 절을 통해 나는 낮추는 대신 남을 공경하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여, 나의 생존 가치와 뭇생명들의 생존 가치를 큰마음 속에서 같은 가치로 깨닫는 것입니다. 비록 이기심을 버리기는 어려울지라도 절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참 마음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108배가 시작됐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반야사 108배 명상·1080배 법회 동참


절수행 통해 아만 벗어나 뭇생명 존중 동체대비의 삶 서원






“모든 생명을 지극히 내 안에 모시고 살림의 장을 확산해 나가는 생명과 평화를 위해 108배를 올립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생각하며 첫 번째 절을 올립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함을 올리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단원들이 한 구절 한 구절을 들으며 절을 올린지 어느덧 1시간여의 시간이 흘렀다.


법당 안은 온기가 감돌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는지 단원들의 얼굴에는 연꽃처럼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마음의 평안을 얻은 단원들에게 이번엔 부처님을 닮아 가는 특별한 수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열반경》에서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 하여 누구에게나 다 불성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때문에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


   
 
  법회 동참자들이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상대에게 108배를 하고 있다.  
 
단원들과 동참자들은 자리를 점검하고 서로 마주했다.


“지극한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으로 마주한 상대에게 108배를 합니다.”


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춰 한쪽에서 108배를 마치자, 다른쪽에서 108배를 하기 시작했다.


나만이 부처가 될 수 있고, 부처가 되겠다는 아만과 오만을 부수고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자각하고 ‘나와 너’가 하나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서로에게 108배를 경건하게 올리고 이번엔 1080배 정진에 돌입한다.

힘들어하는 기색은 전혀 엿볼수 없고 오히려 단원들의 표정이 평화로워 보인다.

“지난달 108배 명상 및 1080배 정진법회를 통해 합창단 입단을 결심하게 됐다”는 고경희씨(41)는 “부처님을 통해 사람들과 인연 공덕을 쌓고 그 인연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에 음성공양의 뜻을 품었지만 합창단 입단에는 주저하고 있었다”는 고씨는 “정진법회에 동참한 가릉빈가합창단원들의 높은 신심과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다가왔다”면서 “이같은 인연으로 단원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단원들은 “누구나 다 부처님처럼 공경하고 사랑하고 한량없는 자비심을 베풀 것. 또한 그 마음을 갖기 위해 쉼 없이 수행할 것. 진정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애기애타(愛己愛他), 그리고 불성을 지닌 인격체인 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자중지애(自重之愛)를 항시 마음에 새겨 둘 것. 서로 조화롭게, 모든 일에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것…” 등을 강조한 수상 스님의 가르침을 몸과 마음에 깊이 새기며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발원했다.








인터뷰-김연춘 단장


   
 
   
 
“청소년 장학사업 전개


이웃 나눔실천 다양화”




“매달 한차례 실시되는 ‘108배 명상·1080배 정진법회’는 합창단원들의 결집과 화합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합창단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김연춘 단장(57)은 “지도법사 수상 스님께서 법문을 한글로 알기 쉽게 풀이해 주셔서 단원들이 어렵게만 여겼던 불교교리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일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내생에도 극락세계에 갈 수 있고 행복하고 즐거운 맛을 느껴본 사람이 극락에 가셔도 극락의 맛을 안다는 지도법사 스님의 말씀처럼 일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단원들과 수행정진에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매주 합창연습과 음성공양은 물론 둘째 주 수요일 제주태고원을 방문해 목욕봉사를 하는 한편 설날과 추석을 앞두고 미타요양원을 방문해 시설 대청소 등 노력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면서 “바쁜 일상생활에도 불구하고 봉사에 적극 동참해주는 단원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기축년 새해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장애 학우 등을 위한 장학사업을 전개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계획”이라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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