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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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
  • /이병철 기자
  • 승인 2009.05.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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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제 설파하는 초전법륜 묘사


   
 
  제주시 도남동 보덕사 대웅전에 그려진 녹원전법상  
 
보리수 밑에서 도(道)를 깨치신 부처님은 자신과 함께 고행하던 다섯 비구에게 맨 처음 깨달음을 전했다. 그들은 매우 총명하고 숙세의 선근이 있는 수행자였기에 부처님은 이들에게 먼저 법을 설하기 위해 부다가야에서 수백㎞ 떨어진 녹야원(鹿野苑)으로 향했다.

부처님은 녹야원으로 향하던 도중 ‘발타라사나’와 ‘발타라리’라는 두 명의 상인을 만났다. 이들은 부처님의 위의에 존경심이 절로 일어나 꿀에 볶은 밀을 공양했는데 이들이 최초의 귀의자다.

이어 부처님은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를 만났다. 부처님이 깨달은 것을 전혀 모르는 다섯 비구는 자기들끼리 부처님을 아는 척하지 않기로 했지만 부처님의 위의가 예전과는 다르고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과 몸에서 나는 광채에 저절로 이끌려 부처님이 곁에 오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 자리를 권했다.

다섯 비구는 “고타마여, 멀리서 오시느라 고단하시겠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부처님은 “이제부터 나를 고타마라고 부리지 마라. 여래(如來)라고 불러라. 나는 이제 여래가 되었다”고 말했다. 여래란 진리의 세계에 도달한 사람이라는 뜻과 함께 진리의 세계에서 설법하러 온 사람이란 뜻도 포함하고 있다.

부처님은 다섯 비구에게 “수행자들이여, 이 세상에는 두 가지 극단으로 치우치는 길이 있다. 하나는 육체의 요구대로 자신을 맡기는 쾌락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육체를 너무 지나치게 학대하는 고행의 길이다. 사문은 이 두 가지 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배워야 한다. 여래는 바로 중도의 길을 깨달았고, 그 길에 의하여 열반에 도달한 것이다. 도는 몸을 괴롭게 함으로써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한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의 두 변을 여의고 중도를 행하는 자만이 도를 얻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했다.

또한 부처님은 다섯 비구에게 네 가지의 거룩한 진리인 ‘사성제(四聖諦)’를 설파했다.

“태어나는 것은 괴로움이고, 늙는 것도 괴로움이며, 병을 앓는 것도 괴로움이며, 죽는 것도 괴로움이다.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이 있는가하면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야하는 괴로움도 있다. 이같은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과 욕망의 깔려있기 때문으로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바른 길, 팔정도(八正道)의 실천을 통해 도를 얻어야 한다”고 말씀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은 중도와 사성제 등 여러 가지 법문을 설하였는데 이것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 한다.

녹원전법상은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설한 초전법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지난해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주지 원종 스님)가 봉안한 석가모니 대불 하단에 초전법륜상이 조각돼 있고, 산방산 보문사(주지 강설 스님)는 매년 음력 6월 15일 초전법륜 법회 및 포교대상 시상식을 봉행하며 초전법륜의 뜻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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