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3년 하안거 결제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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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53년 하안거 결제 법어
  • 제주불교
  • 승인 2009.05.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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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 하안거 결제 법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조주 스님께서 수유(茱萸)화상의 방에 올라가 주장자를 짚고서 왔다 갔다 하니 수유화상이 말했습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입니까?”


선사가 말했습니다.


“물깊이를 더듬습니다.”


화상이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한 방울의 물도 없거늘 무엇을 더듬는다는 말입니까?”


이에 선사가 주장자를 벽에 기대놓고서 내려가 버렸습니다.





수유화상은 조주 스님과 함께 남전선사의 법을 이었습니다.


수유화상은 만 가지 계략과 천리의 위풍이 있어서 활시위에 화살을 먹이고서 조주를 만나기를 희망했습니다. 조주선사 역시 삶과 죽음의 경지에 드나들면서 진을 치고 기를 달고 활과 화살을 갖추고 천하를 휩쓸면서 백 걸음 밖의 버들잎을 떨어뜨리고 천 길 위의 기러기를 떨어트려 백발백중 실수한 일이 없습니다.


수유와 조주가 서로 이미 그런 솜씨가 있기에 본분작가끼리 서로 알아보고서 조주선사가 찾아간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눈 대화가 ‘조주탐수(趙州探水)’ 공안의 전말입니다.





방안에서 물깊이를 재고 있는 뜬금 없는 조주선사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고 수유화상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주선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주장자를 벽에 기대놓은 채 방을 나가버렸습니다.


이 법문의 깊은 뜻이 어디에 있는지 이번 하안거 한철동안 잘 참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란노사주(世亂奴欺主)요


쇠운귀농인(衰運鬼弄人)이로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하인이 주인을 속이고


운이 쇠퇴하니 귀신이 사람을 농락하는구나.





법전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태고종 종정 하안거 결제 법어





시비 분별 말고 제 갈길 가라





   
 
   
 
산음심록호시절(山蔭深綠好時節)하니, 쟁호봉황회조계(爭虎徨鳥廻曹溪)로다. 태고가풍섭친소(太古家風攝親疎)요, 분별시비비도인(分別是非非道人)이로다.





산그늘 푸르른 좋은 시절이 되니, 다투던 호랑이 떠돌던 새들이 조계산에 돌아오도다. 태고의 가풍은 친하고 먼 사이를 아우름이요, 시비를 분별함은 도인이 아니로다.





이미 부처님께서 도를 열어 보이셨고 조사 스님들께서 갖가지 방편의 문을 열어 학인들로 하여금 도에 들게 하셨으니 저마다 인연과 근기에 따라 제 갈 길을 가다보면 어느 순간에 수미정상(須彌頂上)에서 서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각자가 가는 길에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또한 도반이 가는 길에 시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직 불정산(佛頂山)에 이르지 못했거늘 어찌 큰길과 작은 길을 논하고, 굽고 곧은 길을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다만 명안종사의 가르침에 의지하여야 할 일입니다.


또한 외호대중과 선방대중 그리고 학인이 모여 총림을 이루는 의미는 서로가 탁마(琢磨)하여 도를 이루고자 함이니 대중은 원력으로 체(體)를 삼고, 하심으로 용(用)을 삼아야 시은(施恩)을 녹여 복전(福田)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각자의 소임에 따라 대중을 시봉하여 선 조사 스님들이 물려준 도량에 머무는 일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사도인무답인(何事刀刃舞蹈人)인고, 장수건곤서일월(長袖乾坤遮日月)이로다. 취나생황군집래(吹螺笙簧群集來)하니, 유안유목견본분(有眼有目見本分)이리라.





무슨 일로 칼날 위에서 춤을 추는가, 긴 소매는 건곤에 가득하고 일월을 가리었다. 생황 소리에 모인 대중이여, 안목이 있는 자는 본분사를 보리라.





혜초 스님 <한국불교 태고종 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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