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 스님이 전하는 낭의 소리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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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 스님이 전하는 낭의 소리 <10>
  • /제하 스님
  • 승인 2009.05.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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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변한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익히며, 자꾸 닦아 익히면 능히 일체의 욕애(欲愛)․색애(色愛)․무색애(無色愛)․뽐냄․무명(無明)을 끊을 수 있느니라.

비유하면 망고열매가 나무에 달려 있을 때 거센 바람이 가지를 흔들면 열매가 다 떨어지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고 익히며 자꾸 닦아 익히면 능히 일체의 욕애․색애․무색애․뽐냄·무명을 끊을 수 있느니라. 《잡아함경》



바람이 세다.

비 올 바람이라서 인가.

바람에 떨어지는 귤꽃이 안타깝다.

시린 새벽 졸린 눈 번쩍 뜨이는 달콤한 꽃향기도,

오로록 달려 있는 꽃봉오리도 저녁 하늘 별 뜨듯 활짝 핀 꽃도 고운데

바람에 지는 꽃이, 가는 세월이 가슴 한 자락 아프게 한다.

그 어느 것도 덧없고, 항상 하지 않은데 그 이치를 그새 잊어버렸다.

항상 하지 않음, 변함, 덧없음이 무상이다.

항상 하지 않음, 변함을 체득하면 가슴 아플 일도, 안타까운 일도 없다.

시절 인연이 도래하여 바람이 불고, 꽃이 지고, 열매가 달린다.

다시 시절이 도래하여 바람이 자고, 꽃이 피고, 열매가 떨어진다.

변함은 우주의 이치다. 절대 진리다.

고운 꽃에는 행복하고

날리는 꽃잎에는 가슴 저리고

떨어지는 열매에는 안타깝다.

자꾸 자꾸 되뇌며 쓸어 담는다.

Anicca(無常․아니짜), Anicca, Anicca, 항상 하지 않다, 변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그래도 아직은 서럽다.

바람에 지는 꽃잎만큼 서럽다..

아직은 중생이기에, 걸어가는 행자이기에 서럽다.

무명이 몰록 끊어지는 그 아름다운 날을 별처럼 날리는 귤꽃 향기 속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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