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 - 부산 자비사 주지 삼중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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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 부산 자비사 주지 삼중 스님
  • 승인 2009.06.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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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봉성리 선운정사(주지 현오 스님)는 지난달 31일 생전예수재 및 선망부모, 태중영가 천도재 입재를 봉행하고 ‘재소자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삼중 스님을 초청, 법좌를 마련했다. 이날 삼중 스님은 “수시로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꾸면 행복한 삶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김현정 기자

“매 순간 꽃처럼 아름답게 마음 써야 참 불자”

   
 
   
 
여러분들이 복을 지으면 자신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그 공덕으로 천도가 됩니다. 오늘 앞서 가신 분들을 천도하고 싶은 마음에 간절하게 이 자리에 오신 것 아닙니까. 여러분들이 살다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미리 재를 지냈기 때문에 이 공덕으로 다음 생은 극락세계에 살게 될 것입니다.

돌아가신 선조님께 도리를 다하는 것이고, 앞서가신 분들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재에 참석했으니 여러분 자신이 복을 지어 좋고 복 지은 공덕으로 세상 떠난 뒤에 여러분과 인연 있는 분들이 재를 지내지 않아도 오늘 재 지은 공덕으로 왕생극락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삶을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있지 않습니까.

어려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좋은 일을 해야 부처님도 기뻐하십니다.

“찰나에 짐승보다 못하거나, 부처님 같은 마음
일어나는 등 수시로 변하는 마음작용이 문제”


여러분들의 마음을 예쁘게 쓰십시오. 마음을 지금보다 예쁘게, 착하게, 마치 내 마음을 꽃과 같이 아름답고 멋있게 쓰십시오.

여러분들은 지금 마음 가지고 법문을 들으시지만 그런데 마음이 이 이야기를 담을만한 생각이 없는 분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려면 마음을 열고 들어야 하듯 법문 역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스님들의 법문은 부처님 말씀을 대신 하는 것이기에 청정한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깨끗한 마음, 남을 도와야 한다는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나쁜 마음을 가지면 재를 수없이 지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마음을 잘 쓰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여러분들이 마음을 예쁘게 써야 하지만 중생이기에 때론 짐승과 같은 마음이 일어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아주 못된 짐승과 같은 때로는 짐승보다 못한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아주 착하고 멋진 마음, 부처님 같은 마음이 일어날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지옥에 갔다 극락에 갔다, 부처님이 됐다 개도 됐다 소도 됐다 합니다.

이처럼 마음은 수시로 변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마음이 찰나에 800번 변한다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100년 전 어느 집에 강아지가 태어났습니다. 그 중 한 마리가 귀가 쫑긋 올라가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개를 잘 키워서 좋은 값에 팔려고 그 강아지의 귀가 더 올라가게 하려고 귀를 가위로 자르려고 했습니다. 강아지는 이를 알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날 밤 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는 “이 놈아! 너는 어미도 못 알아보느냐”고 했습니다.

선명한 꿈이라 집주인은 “누가 어머니냐?”고 묻었고, 꿈에서 어머니는 “네가 낮에 내 귀를 끊으려고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집주인은 “저는 강아지 귀를 자르려고 했습니다”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그 강아지가 바로 나다. 죽어서 너희 집 개로 태어났다”고 했습니다.

집주인은 “어떻게 개가 됐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어머니는 “내가 너 모르게 못 사는 딸에게 너희 집 양식을 도둑질해 팔아다 주었다. 그 죄업으로 너희 집을 지키는 개로 태어나게 됐다. 그러니 앞으로 나를 잘 대접하거라”고 말했습니다.

집주인이 효자였기 때문인지 그 강아지를 다른 강아지보다 귀엽게 대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개에게 고기를 줬는데 먹지를 않습니다.

그날 밤 꿈에 또 어머니가 나타나 “내가 분명 네 어미라고 했는데 개 취급을 하니 네 집안을 망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착하고 순진한 아들은 새롭게 꾸민 방에 그 강아지를 모시고 정장을 하고 문안을 드립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는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모신 지 6개월 후 또다시 꿈에 어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어머니는 “네가 효자다. 동네 창피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에 아들은 “동네 사람들이 알까봐 걱정되고 아주 힘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개가 된 연유를 알려주겠다. 첫째, 기차가 처음 들어왔을 때 타고 싶었는데 너희 아버지가 뭍나들이를 하지 못하게 해 타보지 못했다. 둘째,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보고 싶었는데 그때도 반대해 해인사에 갈 수 없었고 가슴에 한이 맺혔다. 셋째, 법력 있는 깨달은 스님에게 가서 49재를 잘 지내 달라. 이 세 가지를 해주면 개의 옷을 벗고 사람으로 인도왕생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효자 아들은 개와 함께 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려 하지만 제지를 받습니다. 역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개가 목줄을 끊고 기차에 올라탔다 내려옵니다.

이번에 합천 해인사로 발길을 옮깁니다. 장경각 앞에 서니 그 앞을 지키는 스님이 계십니다. 이번에도 스님의 반대로 쉬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사는 동안 ‘나’를 천도해야 업장 소멸되고
행복하게 되며 다음 생에 원하는데로 태어나”


이에 아들은 “이 개가 우리 어머니입니다”라며 스님께 사정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를 하던 사이 개가 팔만대장경 경판 위를 뛰어다닙니다. 마침 그 날이 어머니의 제삿날이었습니다.

아들로부터 사정 이야기를 전해 들은 스님은 절에서 수행하고 있는 법력 있는 스님, 선방에서 정진하고 있는 스님들이 같이 불사에 동참해 재를 지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날 밤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 “고맙다. 효심을 가지고 기차를 타게 해주고 부처님 법을 친견하게 해주고 또 수행하는 많은 스님들이 진심으로 나를 천도해줄 마음으로 재를 지내줘서 이제 나는 개의 옷을 벗고 간다. 모두가 너의 효심 덕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이 꿈에서 깨어보니 추녀 밑에 개가 죽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독사도 됩니다. 살아 있을 때 독사 같은 마음을 품으면 다음 생에 독사로 태어납니다. 마음 독한 사람, 남 헐뜯기를 잘하고 약점 등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독사로 태어납니다.

이 말씀의 뜻은 여러분이 살아가며 쓰는 마음 중에 독사, 개, 여우 같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 마음을 바꾸시라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평상시의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49일간 착하고 예쁘고, 그리고 매사에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바꾸면 회향하는 날 천도하고 싶은 영가가 원대로 천도됩니다. 여러분들도 이생에 사는 동안 업장이 녹아 내리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며 다음 생은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태어납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일체의 모든 생명법은 꿈이며 환영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우리가 사는 것은 한마당의 꿈속에 사는 것입니다. 인생이 꿈입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꿈속의 일은 잊어버리고 훨훨 편안하게 자유스럽게 다음 생을 사십시오.

인생은 도깨비 장난이며, 한평생 물거품 잡으려 쫓아다닙니다. 몸뚱이 등도 내 것이 아닙니다. 임시보관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평생을 그림자를 잡으려 하고 아침 이슬도 금방 사라집니다. 번갯불도 찰나입니다. 우리 인생도 금방 지나갑니다. 마땅히 이와 같이 인생을 바로 봐야 천도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인연 있는 모든 영가들이 왕생극락하길 간절히 발원하며 여러분들도 다음 생은 이 고통의 사바의 삶이 아닌 복된 삶이 되길 바랍니다.



삼중 스님은

1932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해인사에 입산 출가한 스님은 1960년 경주 불국사 재무국장, 1961년 전남 구례 화엄사 주지, 1967년 경북 용연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또한 1967년 대구교도소 포교사를 시작으로 1980년 전국교도소 재소자 교화후원회장, 1985년 불교도 갱생보호위원회장 등을 지내며 사형수를 비롯한 재소자 교화활동을 펴 ‘재소자들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스님은 현재 부산 자비사 주지·전국교도소 재소자 교화후원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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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경 2021-05-27 22:19:01
삼중스님이 계시는 자비사가 연제구
어디쯤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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