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 -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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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 스님
  • 승인 2009.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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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정방동 정방사(주지 혜일 스님)는 지난 21일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 스님을 초청 법사로 모신 가운데 생전예수재 및 조상천도재 입재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각성 스님은 《지장경》의 ‘거족동념 무비시죄(擧足動念 無非是罪)-우리들의 손과 발이 움직일 때마다 많은 죄를 짓게 된다’를 인용, “살아있을 때 미리 공덕을 닦는 생전예수재와 염불·독경 등의 수행을 통해 죄를 소멸하고 공덕을 미리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문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정리=김현정 기자


“자신의 마음 항상 바르게 가져야 참 불자”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시호시호(時乎時乎) 부재래(不再來)라는 말처럼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좋은 기회가 생길 때 미리 포착해 실행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선지선각자가 필요합니다. 먼저 알고 먼저 깨달은 분이 바로 성인이고, 보살이며, 부처님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남보다 앞서 가는 사람을 선구자라고 합니다. 보통 사람보다 미리 준비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선구자가 되는 것이며, 선지선각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죽어서 재를 지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의미 있는 일은 살아서도 해야 됩니다. 그것이 바로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입니다. 생전예수재는 말 그대로 생전에 미리 닦는 재입니다.

생전예수재는 중국 남북조시대 양무제가 봉행했던 당시의 방법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수륙재든 생전예수재든 ‘재’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절에서는 사시공양도 ‘재’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을 청정하고 단정하게 하는 것이 재입니다. 절에 와서 기도하고, 염불하고, 독경하고, 참선하는 것이 재 가운데 최고의 재입니다.

《지장경(地藏經)》은 부처님이 도리천에서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해 설하신 경전입니다. 《지장경》에 ‘거족동념 무비시죄(擧足動念 無非是罪)’라고 해서 사바세계 모든 사람들이 일거수일투족이 발을 한 번 움직이거나 손을 한번 움직여도 죄를 많이 짓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땅을 밟고 가면서 개미 같은 곤충이나 벌레 등이 발부리에 밟혀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걸음을 걸을 때에 좋은 생각을 하며 걸으면 죄 될 것이 없으나 나쁜 생각을 하면 그것이 모두 죄입니다. 그래서 일거수일투족이 죄 아닌 것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생각 일으킬 때 시간·공간 생기듯
시방삼세 모든 것이 우리들 한 생각에서 비롯돼”


때문에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죽어서도 그 영혼이 좋은 곳에 가지 못합니다. 죄를 지었다면 죄를 소멸해야 합니다. 업장이 두텁더라도 그 업을 소멸하는 방법이 있으면 반드시 소멸해야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생전예수재는 살아 생전에 미리 닦는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도리천에서 《지장경》을 설하시는 동안 이 세상에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그때 인도 우전국왕이 부처님을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지극해 부처님과 똑같은 모습을 전단향나무로 조각했습니다. 이것이 불상 조성의 시초입니다. 우전국왕은 수레에 불상을 모시고, 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향을 피우고 꽃도 올리고 향화공양(香花供養) 했습니다.

부처님이 《지장경》을 설하신 후 이 세상에 내려와 불상을 보시고는 “내가 세상을 떠나면 이 불상이 나를 대신해 모든 중생의 복전(福田)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불상을 조성하는 공덕도 막대하고, 부처님을 모셔서 설법할 수 있는 법당을 지으면 현세에 지은 모든 업장이 소멸된다고 했습니다. 오늘부터 생전예수재 회향 때까지 예불하고 염불하고 독경하고 기도하고 참선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부처님이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해 《지장경》를 연설하신 데에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십지보살(十地菩薩)입니다. 보살 가운데 최상위의 보살입니다.

지장보살은 이 사바세계 모든 중생이 지옥에 많이 들어가 이들이 해탈하고 성불해야 내가 성불하겠다는 대단한 원력을 세우신 분입니다. 성불을 할 수 있는데 부처의 자리를 놓아두고 지옥 중생을 제도하고 죽겠다는 원력을 세웠습니다. 원력 중의 원력, 가장 근본이 되는 원, 그래서 대원본존(大願本尊) 지장보살이라고 합니다. 어머니 또한 지장보살의 대원력 정신을 배우시라 해서 《지장보살본원경》을 도리천 천상에서 연설하신 겁니다.

또한 아버지 정반왕을 위해서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經)》을 설하셨습니다. 이 경전은 32존상 80종호(三十二尊相 八十種好) 등 부처님이 갖추신 모습 등을 세밀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처님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정신을 집중해서 관불(觀佛), 부처님을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처가 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제자들에 수기 주신 까닭은 일체중생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 성불하기를 서원하신 것”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본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이 생각을 일으킬 때 시간·공간이 생겼고, 우주가 생기고, 세계가 생겼습니다. 시방삼세가 모두 우리 한 생각에서 일어납니다.

불교에서는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성문·연각·보살·부처 10개의 세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십법계라 하는데 십법계 가운데 최고가 부처님의 세계, 불법계입니다. 예수재를 봉행하면서 염불도 잘 하고, 독경도 잘 하고, 참선도 잘 하고, 이렇게 기도도 잘 하면 결국 부처가 되어 불법계를 만듭니다. 부처님처럼 이 세계를 불국토로 만듭니다.

《법화경(法華經)》에 보면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수기를 주셨는데 이는 부처님이 모든 중생이 다 자신과 똑같이 부처가 되어 온갖 괴로움과 번뇌 또는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 성불하기를 서원하신 것을 의미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56억7000만년 후 미륵부처가 출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미륵부처님은 부처님의 제자로, 좌보처 보살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최고의 스승이며 최고의 부처님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지극정성으로 염불하면 아미타불도 통할 수 있고, 아미타불을 지극정성으로 염불해도 그 공덕이 다 통합니다. 이는 부처님과 부처님은 서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법당 안에 수백 개의 등을 켜면 그 빛과 빛이 서로 통해 더 밝아지듯 부처님의 마음과 부처님의 마음은 서로 통합니다. 이같은 도리를 알게 되면 저절로 선근 공덕을 지을 수 있습니다.

불자들이 지극정성으로 염불하면 모든 소원을 이룰 수 있습니다. 또한 업장도 소멸되고 조상 천도도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목숨을 거둘 때 극락왕생할 수 있고, 극락왕생하면 삼계육도의 생사윤회를 벗어나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성불할 수 있습니다.

아미타부처님은 48대원을 세우셨는데, 그 가운데 2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임종할 때 불보살이 나타난다는 원과 임종할 때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10번 명호하면 극락왕생한다는 것입니다.

불교는 자신의 마음을 항상 바르게 갖는 것입니다.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마음 없이 항상 청정하고 고요하게 밝은 마음으로 공부를 마치면 예수재를 제대로 봉행하는 것입니다.

염불을 할 때는 오매불망(寤寐-不忘)의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칭념염불(稱念念佛)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업장이 소멸되고 어려운 일이 해결될 수 있고, 온갖 죄업이 사라져 이생에서 못다 한 공부도 극락에 가면 빨리 성취할 수 있습니다.

각성 스님은
1938년 전남 장성의 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1955년 해인사 백련암을 찾아 당대 율사로 불리던 도원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 스님은 당시 3대 강백(講伯) 관응·탄허·운허 스님 밑에서 수행했는데 탄허 스님이 유일하게 경전 교정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스님은 출가 3년 만에 경북 은천 영해사에서 《금강경》을 강의할 정도로 능력을 발휘하는 등 지금도 강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스님은 부산 화엄사 회주로 주석하고 있는데 올 1월 부산 화엄사 화엄학당 ‘전강원’을 개설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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