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 -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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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 -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
  • /정리=이병철 기자
  • 승인 2009.07.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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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 선림사(주지 진학 스님)는 지난 7일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을 초청법사로 모신 가운데 윤 5월 맞이 포살․수계의식 및 고혼천도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혜인 스님은 법문을 통해 “신도들은 오계를 받아 지녀 일상생활 속에서 계를 지키고 더욱 신심 깊은 불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문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오계, 불자들 실천해야 할 기본적 윤리덕목”


   
 
   
 
불교는 마음을 닦는 종교이기 때문에 각 사찰 별로 불자들은 보살계를 받아 지녀 마음을 청정이 닦아나가야 합니다. 청정계율 가운데 오계(五戒)는 계율의 핵심이자 기본입니다.

모든 불자들은 진정 오계와 불명(佛名)을 받아 지녀야 하는데 불명은 부처님이 내려 주시는 이름이며, 계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다짐입니다. 이 계를 받았을 때 진정한 불제자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불자들은 오계를 명심해서 지켜야 합니다.

오계는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불살생․不殺生), 주지 않는 것을 훔치지 말라(불투도․不偸盜),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불사음․不邪淫), 거짓말을 하지 말라(불망어․不妄語), 술을 마시지 말라(불음주․不飮酒)입니다.

첫째,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불교가 자비의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생명을 내 생명처럼 여기는 것이 불교입니다. 이 세상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불살생에 대한 예를 들어 보이겠습니다. 일본의 한 사찰에서 지붕이 낡아 임시로 옛 지붕에 새로운 지붕을 덧씌웠습니다. 3년 만에 덧씌운 지붕을 뜯어보니 지붕을 고칠 때 내려친 못에 지나가던 뱀이 찔린 채 그대로 있는데 3년이 지나도록 살아 있었습니다. 이를 희한하게 여긴 사람들이 CCTV를 설치해 뱀의 동태를 살펴보았는데 어미가 매일 먹이를 갖다 주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원숭이 사냥을 나선 포수가 어느 날 원숭이를 쏘았는데 어미 대신 새끼 원숭이가 맞았습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어미 원숭이는 새끼 원숭이 주변을 맴돌다가 뒤따라 죽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어미 원숭이를 해부를 해 보니 창자가 다 파열돼 죽었답니다. 어미 원숭이는 새끼가 죽는 모습을 보다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창자가 파열돼 죽은 것입니다.

이처럼 남의 생명을 해치는 살생은 무서운 것입니다.

특히 제주도는 바다를 끼고 있어 낚시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불자들은 낚시를 해서도 안됩니다. 불자가 되려면 낚싯대를 꺾어 버리십시오. 그 낚싯대를 남에게 주어서도 안됩니다. 낚싯대를 건네받은 사람이 낚시를 하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자신의 살점을 뜯어 드십시오. 자기 살은 많은데 남의 살을 베어먹는다는 것은 불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꽃씨를 뿌리면 꽃이 피고, 잡초 씨를 뿌리면 잡초가 나듯이 남의 목숨을 해치면 내 생명이 단축되고, 남의 물건을 훔치면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 분명히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인과법문입니다.

“수계는 부처님 가르침 따르겠다는 다짐이며 계 받았을 때 진정한 불제자로 태어나게 돼”


“불자들 청정계율 핵심인 오계 잘 받아 지녀 가장 인간적인 삶․행복한 삶 영위해 나가야”


산목숨을 해치는 것은 죄악 가운데 가장 큰 죄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은 모든 금계(禁戒) 가운데 불상생을 첫 번째로 한 것입니다. 산목숨을 죽이면 자비의 종자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도둑질이 나쁜 짓을 알지만 ‘이번만은 괜찮겠지’하고 여기는 등 정당화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이겨내려는 마음을 지녀야지 복권 등의 요행수를 바라면 안 됩니다. 도둑질은 복덕(福德)의 종자를 잘라내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분 가운데 짓는 농사마다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모두 갈아엎은 후 닭을 길렀는데 전염병으로 모두 죽어버리고 망하게 되자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분에게 “전생에 도둑질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러니 앞으로 자비행을 베풀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조언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불자들은 복권 등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성실하게 노력해서 얻어지는 자신의 분(分)을 지켜 항상 자신의 정도에 만족함을 느끼며 알뜰하고 근면한 마음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복덕의 종자가 끊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남의 물건만 훔치는 것이 도둑질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든지 남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도 도둑질과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남을 도와주려고 생각하는 불자들이 돼야 합니다.

세 번째, 간음하지 말라 입니다.

이 세상에는 작은 약속과 큰 약속이 있는데 가장 큰 약속이 부부의 백년해로 약속입니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이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옛날에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습니다. 훌륭하고 멋진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는데 주변 의 시샘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부인이 시장을 갔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안에 신발이 하나 더 있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이웃의 여자와 같이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화가 치밀었던 부인은 울고 있던 아기를 남편에게 던졌는데 남편이 아이를 받지 못하자 아이는 머리를 다치게 됐습니다.

그 부인은 집을 떠나 다른 사람과 결혼했지만 자식이 생기지 않아 수양딸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양딸의 머리에 상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자식임을 직감합니다. 하지만 재혼한 남편도 바람이 나서 도망을 갑니다.

인연의 실타래는 이어져 부인은 두 번 더 결혼을 했지만 모두 아픔으로 끝을 맺고 죽음을 선택하려 하는 순간 부처님이 나타나 불법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부처님은 그 부인에게 “전생에 큰 장수가 돼서 수많은 여인들을 농락해서 살았던 인연으로 금생에 업보를 받아서 그렇게 됐다”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스님들이 40~50년 동안 수행해도 도를 이루지 못하는데 그 부인은 8년 만에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제도했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이 세상 살아가는 이같은 요지 법문을 명심해서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불자들은 스스로 삿된 음행을 하거나 남을 시켜 삿된 음행을 하지 말며, 몸의 어느 부분이든지 삿된 음행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삿된 음행을 하면 청정의 종자가 끊어집니다.

네 번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입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도둑질도 잘 합니다. 금생에 거짓말을 많이 한 사람은 다시 태어났을 때 언어장애자로 태어나게 됩니다. 이를 놓고 볼 때 염불을 잘 하는 사람들은 전생에 칭찬을 많이 한 사람일 것입니다.

입은 밥 먹을 때, 염불할 때 그리고 남을 칭찬할 때 외에는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칭찬 싫어할 사람 없고, 비방 좋아할 사람 없습니다.

초기경전인 《숫타니파타》에 ‘사람은 모두 입안에 도끼를 가지고 태어난다. 어리석은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해서 그 도끼로 자기 자신을 찍고 만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남을 비방하지 말고 항상 남을 칭찬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면 진실의 종자가 끊어집니다.

다섯 번째, 술을 마시지 말라 입니다.

요즘은 술을 안 마시고 살기는 힘들기 때문에 술을 마시되 취하게 마시지 말라는 말입니다.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독약과 같습니다. 술은 사람의 정신을 해치게 함으로써 여러 가지 허물을 뒤따르게 합니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죽어서 똥물지옥에 떨어지고 다시 태어나면 바보로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술로 인해 좋은 친구, 나쁜 친구가 몰려들며 지켜야 할 말을 누설하게 되는 등 사람의 술은 사람의 이성을 흐리게 합니다. 술을 마시면 지혜의 종자가 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불자들은 윤리적 덕목인 오계를 잘 받아 지녀서 인간적인 삶,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 바랍니다.



혜인 스님은

1943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서 출생했다. 스님은 1956년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일타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1962년 가야산 해인사에서 자운 율사를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한 후 해인사 강원을 졸업했고 제방선원에서 안거를 성만했다.

1971년 해인사 장경각에서 108만배 기도를 성취한 스님은 1996년 서귀포시 대포동에 약천사를 창건했다.

현재 조계종 계단위원과 약천사․충북 단양 광덕사 회주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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