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일기 - 수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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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일기 - 수계의 의미
  • 승인 2009.08.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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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가르침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고 불교에 입문한지 이제 5개월이 지났다. 제주불교문화대학 21기 재학생들은 학사일정에 따라 지난 31~1일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설법전에서 수계식 및 하계 수련회를 봉행했다. 산사에서 새로운 수행을 체험한다는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도반들은 수계식을 통해 법명을 받고 나보다 남을 위해 새롭게 태어나 삼보를 받들고 오계를 목숨같이 지키는 참 불자가 되겠다고 서원했다. 이같은 서원은 ‘이제야 진정한 불자로 거듭나는구나’라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수계 후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첫째, 믿음이 근본인 진여의 법을 즐기려 생각하고 둘째, 부처님께 한량없는 공덕이 있으니 항상 믿고 가까이 모시기를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 부처님의 법에 큰 이익이 있음을 믿고 바라밀행을 닦으려 노력하고 넷째, 스님들은 나와 남을 이롭게 해 행을 바르게 닦도록 하는 인도자이니 불자들은 모든 수행자들을 가까이 섬기면서 올바른 행을 배울 것을 항상 생각케 한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 귀의한다고 함은 법신에 귀의함을 의미한다. 법신은 온갖 지혜를 갖추고 더 배울 것이 없어 여러 공덕으로 이뤄진 몸을 뜻한다. 법에 귀의한다는 것은 나와 남이 한곳에 귀의함을 의미한다. 즉 애욕을 끊고 적멸인 열반에 이르는 진리에 귀의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계를 지키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재가불자는 모든 계의 근본인 오계를 지켜야 하고 스승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오계는 모든 계의 근본이다. 모든 불교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오계를 지킬 의무가 있다. 종교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가운데 그들은 자기 수행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지켜야 한다.

오계는 살생하지 않고(不殺生), 도둑질하지 않고(不偸盜), 사음하지 않고(不邪淫), 거짓말하지 않으며(不忘語), 술 마시지 않는 것(不飮酒)을 말한다.

오계 중 살생, 투도, 음행, 망어는 특히 중요해 출가자에게는 4가지 바라이죄(波羅夷罪)가 되는데 바라이죄는 출가자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상가에서 쫓겨나는 것으로 참회할 수 없는 대죄다. 반면 음주는 그것 자체로는 죄가 되지 않지만 음주로 인해 앞의 모든 계를 어길 수 있기 때문에 오계의 하나가 됐다.

수련회로 이어진 ‘1배 1알 염주꿰기 108배’야말로 그동안 쌓인 업을 하나씩 소멸시켜주기를 바라는 과정이었다.

도반들은 1배 1배마다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며 염주를 하나씩 꿰어나갔다. 김신정 예비포교사의 108번의 발원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이 세상에 하나 뿐인 ‘자신만의 염주’가 만들어졌다. 21기 도반들은 참회 정진 속에 염주를 완성했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환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20·21기 도반들은 불교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불교를 바로알기 위한 열정은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이날 20·21기 도반들은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면서 그 뜻을 깨달아 갔다. 200여명의 독송소리는 산사의 새벽을 더욱 청정하게 만들어내는 감로의 소리이자 도반들의 화합을 다지는 소리이기도 했다.

이어 대웅전에서 아침예불이 올려졌지만 장소가 협소해 상당수 도반들이 예불에 동참하지 못했다. 그러나 도반들은 대웅전 앞 땅바닥에 엎드려 아침예불에 동참하는 등 ‘참 불자’로 태어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줬다.

아침예불을 올린 후 촛불을 들고 탑돌이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이 행렬은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자 관음사의 미래를 밝힐 희망처럼 다가왔다.

이번 수계식과 수련회는 우리 도반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습(習)을 벗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좇아 이를 실천하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회향 직전 쓰레기 분리작업이나 화장실 청소 등 도반들이 자발적으로 울력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도반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제주불교문화대학에서 배우고 닦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심영택·제주불교문화대학 21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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