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시론 - 제주경제는 어떤가?
상태바
제주불교시론 - 제주경제는 어떤가?
  • 승인 2009.09.09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경제를 ‘투자할만하다’고 평가하여 지난해 금융위기이후 10개월만에 안정적이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이 국가부도위험에 처했다’는 루머가 국제금융시장에 나돌면서 피치는 우리나라를 국제금융면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신용등급을 낮추어 평가하여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경색에 따른 금융위기를 전망한 바 있다.

피치는 최근 공식발표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외화조달 사정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시중 금융회사에 가해진 압박이 상당히 풀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피치가 작년 신용등급 전망을 떨어뜨린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원래의 등급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마디로 금융위기로 인한 국가부도를 맞을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나아졌다는 분석이 여러 경제전문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금융위기의 1년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 20개 국가들 가운데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경제체질을 잘 개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G20국가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경제위기 대응성적표를 산출해본 결과 중국이 종합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우리나라가 종합 2위를 기록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경제체질이 가장 돋보인 나라로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력의 하위 5개국은 영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호주, 이탈리아 등이 차지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13위에 머물렀다.

우리 경제는 지난 2분기에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나은 2.3%의 성장을 달성하여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실업률도 3.7%에 그쳤다. 미국의 실업률이 같은기간 지난 25년만에 최대로 치솟은 9.7%에 달했고, 영국, 프랑스, 독일, 유로존 등이 각각 7.8%, 9.1%, 8.3%, 9.4%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어느 국가보다도 양호한 편이다.

이같은 사정은 최근 기업의 경영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32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12%, 5% 늘어난 것이다. 현재자동차도 2분기 영업이익만 6000억원을 기록해 1분기보다 무려 327%나 급증하였는데 그 결과 상반기 글로벌 현지판매 150만대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시장점유율 5%를 돌파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른 회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어디에 있나?

IMF, OECD 등 경제전문기관들은 우리나라가 국가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재정지출을 늘린 것이 주효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무조건 재정을 확대하는 것보다 위기극복 분야 지출에 집중했던 것이 보다 효율적이었다. 또한, 위기극복 재정을 얼마나 신속하게 집행하였는가에 의해 경제회복 속도가 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경제는 어떤가?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 7월 118에 이어 8월에는 122를 기록, 제주도내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경제상황이 차츰 나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관광산업분야도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여름철 해외로 빠지던 국내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면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산주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동향은 침체국면을 못 벗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월 72, 8월에는 85로 아직도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기업보다 악화되어 있다는 기업이 많다고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제주지역의 고용 사정은 악화되어 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조사하여 발표한 7월중 제주지역 고용동향에 의하면 실업률이 1.6%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취업을 포기한 실망실업자군이 늘어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당 단기간 근로자인 임시근로자가 증가하고 있어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자리창출과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게 긴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관·민 모두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산업구조 조정과 투자기반 확충에 매진할 때다.

김 태 보<제주대 교수·비상임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