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신행 이렇게 해요<임방혁·김금옥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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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신행 이렇게 해요<임방혁·김금옥씨 가족>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4.12.10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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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 정토 일구고 과일향처럼 맘좋은 부부

과일가게 운영하며 봉사도 열심

부인 김씨 덕림사 ‘정일회’ 회장 맡아

시부모 49재로 신심 더욱 돈독해져

“독실한 남편이 제일 큰 후원자예요”



   
 
  ‘내가 공양하고 보시한다’는 마음을 새기고 있다는 임방혁·김금옥씨 부부. 이들은 청정한 과일을 공양하며 보시행을 펴고 있다.  
 
등(燈), 향(香), 다(茶), 꽃(花), 쌀(米), 과일(果) 등 6가지 공양물을 부처님께 바치는 의식을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고 부른다. 특히 과일 공양은 결실을 상징하고 결실을 맺게되면 세상에 해탈의 과(果)가 무르익는다. 「석문의범(釋門儀範)」에 보면 ‘제성탄일(諸聖誕日)에 공양을 올리면 생자(生者)와 사자(死者) 모두에게 이익이 있다’고 한다.

또한 마음을 다해 바치는 정성스러운 공양은 받는 이, 받는 물건, 주는 이 즉, 삼륜(三輪)이 청정할 때 크나큰 공덕이 뒤따른다.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 덕림사(주지 휴완스님) 신도 임방혁(60·제주시 화북1동)·김금옥(54) 씨 부부. 이들 부부는 동문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과일 공양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슬하에 진훈(34)과 성훈(30) 형제를 두고 있는 임씨 부부는 과일장사를 시작한지도 어언 30년이라고 한다. 처음엔 부인 김씨가 꾸려오다 남편 임씨가 공무원 퇴직 후 오순도순 말벗을 해 가며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경제 한파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항상 ‘내가 공양하고 보시한다’는 마음을 염두에 두고 고객들을 대한다. 그런 연유로 사라사, 불탑사, 오라선원 등 도내 사찰을 비롯해, 한번 인연을 맺은 스님과 신도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사찰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남편이 꼼꼼하게 가게를 맡아 준 덕분에 사찰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김씨는 지난 7월 덕림사 ‘정토를 일구는 봉사회(이하 정일회)’ 제 3대 회장으로 취임,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끌어 오고 있다.

김씨는 정일회 회원들과 매주 토요일마다 정기법회는 물론, 함덕 관내 노인들께 음식공양과 독거 노인들 집을 방문해 청소 등의 노력봉사를 펼치고 있다. 또 매년 동짓날에는 관내 주민과 각급 기관에 팔죽 공양과 회원들의 김장 운력을 통해 불우이웃에게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40∼50명의 회원들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15∼2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모든 회원들을 정일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 요즘의 화두”라고 말했다.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 했던가. 함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 부부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친구들이 교회에 가자고 설득해도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절에 가면 치밀었던 화가 누그러지고 좋지 않았던 기분도 편안해지면서 어느새 맑고 깨끗한 마음을 품게 된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3년 전까지는 집에서 금강경 기도를 드렸다. 지금은 사라봉과 별도봉을 포행하면서 관세음보살 정근(定根)에 빠져있다고 한다. 이것이 이들 부부가 어수선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항상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남편 임씨는 “예전 중학교 시절 정토사에 계셨던 스님이 학교운동장에서 운동을 하시곤 하셨는데 그 모습에 반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불교학생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수요일과 목요일날 정기적으로 법회를 하기 시작했고 야영도 가곤 했단다.

또 임씨는 “사찰 인근에 교회가 있었는데 일부러 찬불가를 크게 부르기도 했고 급기야 중학교 2학년 무렵엔 절에 들어가 1년 동안 살면서 출가할 뻔했다”며 우스갯소리 마냥 이야기한다. 둘째 아들 성훈 씨도 재수 시절 절에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부전자전(父傳子傳)이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덕림사를 다녔다고 한다. 남편 임씨는 “15년 전 덕림사에서 부모님 49재를 지내면서 아내의 신심이 부쩍 고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사찰 영단(靈壇)에 시부모님이 모셔져 있는데, 재일 때마다 ‘시부모님께서 우리를 보살펴 주고 계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맴돈다”고 화답했다.

김씨는 정일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렸을 적 고향 어른들과 만날 수 있어서 흐뭇하다고 한다. 함덕 노인정에서 음식공양을 해드리면 자식 마냥 반갑게 맞아 주시며 고생한다고 손도 어루만져 주실 땐 괜시리 눈언저리가 젖어들곤 한다는 김씨.

그러나 농번기와 봉사활동이 겹치는 날에는 회원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김씨는 지금도 회원들의 활동 참여 유도와 회원 확충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들 부부는 과일이 부처님과의 인연을 끈끈하게 해준 것이라고 믿는다. 그 인연이 늘 싱그러운 과일향기처럼 부처님과 모든 불자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부부는 서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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