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에 이르는 길 - 위빠사나 수행법(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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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에 이르는 길 - 위빠사나 수행법(16)
  • 승인 2009.11.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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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좌불교의 위빠사나 이해-4

3. 아비담바 논장에 나타난 사념처와 선정

상좌불교의 아비담바 논장(論藏)은 부처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논장은 현상들, 즉 담마(dhamma, 법)를 계열별로 분류하고 연관성을 설명함으로써 법의 체계성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나’라고 여기는 오온(五蘊)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무수한 현상과 사건들을 크게 정신현상과 물질현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신을 구성하는 법들을 마음〔心〕과 심리현상〔心所〕이라 하는데 논장은 이들의 특성과 역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또한 이들이 의지하고 있는 물질적인 토대나 인식 대상의 특징과 역할을 분류하여 정신과 물질세계의 상호관계를 규명한다.

상좌불교의 논장에는 7논서가 있는데 이 가운데에서 사념처와 선정을 포함한 법의 체계를 분류하고 있는 초기 논서는 《담마상가니(Dhammasangani, 法集論)》와 《위방가(Vibhanga, 分別論)》이다.

《담마상가니》는 가장 초기에 성립된 논서이기 때문에 법의 분류 속에서 설명 없이 간단히 언급하고 있지만 《위방가》는 사념처에 대한 장을 따로 마련하여 경전과 아비담마의 업장을 정리해 놓고 있다.

그러므로 《위방가》의 사념처와 선정에 대한 언급만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념처경》은 위빠사나의 소의경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선정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물론 사념처 중에 법념처의 사성제에 대한 관찰에서 정정(正定)의 내용을 4선(禪)을 보아 선정 수행을 포함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념처경》을 선정 수행의 지침서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방가》의 제7장 위빠사나 위방가에서는 아래와 같이 사념처를 선정 수행과 직접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비구가 몸에서 몸을 관찰하면서 지냈는가? 비구가 출세간적인 선정을 닦을 때 속박과 생사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잘못된 견해와 쾌락을 버리고 초지(初地)의 경지에 들기 위하여… 초선을 증득하며 지낸다. 얻기 힘든 지견을 성취하여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지낸다.

신념처뿐만 아니라 수념처, 심념처, 그리고 법념처에 대해서도 위와 같이 선정의 증득을 언급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간적인 선정이 아닌 출세간적인 선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수다원과 이상의 성자 위에 오른 자들이 선정과 염처 수행을 병행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정도론》과 주석 문헌에서는 세간이나 출세간의 구분 없이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의 구조 속에서 선정과 지혜 수행의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즉, 지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염처 수행은 선정력을 증장하는 삼매 수행을 바탕으로 한다는 입장이 상좌불교의 일반적인 위빠사나 이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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