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 스님의 깨달음으로 가는 길-범망경 보살계<39> “근거 없는 상대 비방 큰 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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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 스님의 깨달음으로 가는 길-범망경 보살계<39> “근거 없는 상대 비방 큰 죄업”
  • 승인 2009.11.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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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비방하거나 욕하지 말라-1

〈원문〉

약불자(若佛子)야 이악심고(以惡心故)로 무사방타양인(無事謗他良人)과 선인(善人)과 법사(法師)와 사승(師僧)과 국왕(國王)과 귀인(貴人)하야 언범칠역십중(言犯七逆十重)이리요. 어부모형제육친중(於父母兄弟六親中)에 응생효순심(應生孝順心)과 자비심(慈悲心)이어늘 이반경가어역해(而反更加於逆害)하야 타불여의처자(他不如意處者)는 범경구죄(犯輕垢罪)니라.

〈해설〉

“너희 불자들이여, 나쁜 마음으로 양인과 선인과 법사와 스승과 국왕과 덕망 있는 이를 근거 없이 비방하되 7역죄나 10중계의 큰 죄를 범하였다고 말하지 말지니라. 부모나 형제나 육친들에게도 마땅히 효순심과 자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거늘 도리어 거스르고 해로운 일을 꾸며 좋지 못한 환경에 떨어지게 하면 경구죄를 범하느니라.”
나쁜 마음으로 근거 없이 상대를 비방하면 큰 죄업을 짓는다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양인이나 선인, 스승과 법사와 국왕은 큰 덕망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양인은 어진 선비들을 이야기합니다.


선인은 착한 사람들입니다.

법사는 스승님이십니다. 법을 설하신 스승, 공부를 가르치는 스승, 계를 주시는 스승 등 여러 스승들과 국왕을 근거 없이 나쁜 마음으로 비방하는 것은 큰 죄업이 됩니다.

그분들에게 7역죄나 10중계의 큰 죄를 범하면 무간지옥으로 가는 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역죄 가운데 첫째는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죄입니다. 불자들이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나게 하는 것은 가장 큰 죄입니다.

둘째는 아버지를 죽이는 죄입니다.

셋째는 어머니를 죽이는 죄입니다.

넷째는 자기 스승, 자기 스님을 죽이는 죄입니다.

다섯째는 자기에게 계를 주신 스승을 죽이는 죄입니다.

여섯째는 계법을 전하는 법사를 죽이는 죄입니다.

일곱째는 성인을 죽이는 죄입니다.

이같은 죄를 범하면 고통이 끊어지는 시간이 없는 무간지옥에서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10중계’는 10가지 중요한 계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살생하지 말아야 합니다.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죄입니다.

둘째, 훔치지 말아야 합니다. 도둑질하는 죄입니다.

“타인에게 도움되는 훌륭한 덕 갖추고
내실 쌓으면 명성은 저절로 퍼지게 돼”

“상대방 진심으로 자기 잘못 참회하면
마음 못 비우더라도 우선 용서해줘야”


셋째, 음란한 죄를 짓지 말아야 합니다. 사음은 죄입니다.

넷째, 망어, 즉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실하지 못한 말, 허망한 말을 퍼뜨리는 죄입니다.

다섯째, 술이나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편이나 마약이나 필로폰 등 약물을 섭취하는 죄입니다.

여섯째, 사부대중의 허물을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부대중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말합니다. 부처님을 믿고 수행하는 불자들이 서로 비방한다는 것은 무거운 죄를 짓는 것입니다. 사부대중의 허물을 보지 말라, 비방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일곱째, 자기를 칭찬하면서 남을 헐뜯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은 자기 피알(PR)시대라고 해서 자기를 자랑하고 남을 헐뜯는 것을 밥먹듯 합니다. 자기가 내적으로 성실하고 덕을 쌓으면 이름은 저절로 나게 돼 있습니다.

‘도리불언(挑李不言) 하자성로(下自成路)’라고 합니다. 복숭아나무나 배나무는 자기가 선전하지 않아도 자기 밑에 저절로 길이 난다는 말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열매를 따러 다니면 길이 저절로 나듯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훌륭한 덕을 갖추고 내실을 쌓으면 명성은 저절로 퍼진다는 뜻입니다.

여덟째, 자기 것을 아끼기 위해 남을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홉째, 잘못을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데 분을 못 참고 받아주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마음을 돌이켜서 참회하면 받아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번 사이가 틀어지면 제자리로 돌이키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상대가 내 흉을 봤다, 내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등등의 생각 때문에 앙심을 품게 됩니다. 한번 품은 앙심은 잘 씻기지 않습니다. 초목산천이 다 변하는데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중생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워야지 하면서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입으로만 외울 뿐입니다. 잊고 살다가도 얼굴만 마주치면 그때의 그 감정이 곧장 피어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비방할 생각을 하지말고 싸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자들은 상대방이 진심으로 참회를 하면 설령 마음을 못 비우더라도, 분을 풀지 못하더라도 일단 용서해야 합니다.

열째, 삼보를 비방하지 말라. 부처님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을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불자가 아닌 이들도 삼보를 비방하지 말아야 할진데 하물며 불자들이 삼보를 비방한다면 더 큰 죄가 됩니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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