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관 스님의 ‘불교 바로알기’>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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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관 스님의 ‘불교 바로알기’>20<
  • 승인 2009.11.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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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는 것이 천왕문입니다. 왜 무서운 모습의 사천왕을 모시고 있는지요? 또한 여러 문을 통과해야 사찰에 들어갈 수 있는데 문의 종류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사찰을 찾아가면 제일 먼저 통과하는 문이 일주문입니다.

일주문이란 기둥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것은 일심(一心)을 나타냅니다. 세속의 온갖 번뇌를 끊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오로지 진리에 귀의하여 한마음으로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천왕문이 있습니다.

이곳은 보살을 수호하는 외호신인 사천왕(四天王)을 모신 건물입니다. 온갖 삿된 세력들로부터 사찰을 늘 지키는 네 분을 사천왕이라 합니다.

본래 인도의 고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귀신들의 왕으로서 각기 수미산 중턱의 동서남북을 관장한다고 합니다.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持國天王), 서쪽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남쪽은 증장천왕(增長天王), 북쪽은 다문천왕(多聞天王)이 바로 그 분들입니다.

사천왕을 모신 건물인 천왕문 대문의 좌우에는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일반적으로 천왕문 대문에 금강역사의 모습을 그려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금강문을 천왕문 입구에 세우기도 합니다.

천왕문 다음에는 불이문(不二門), 혹은 해탈문(解脫門)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불이문은 달리 해탈문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너와 나, 중생과 부처, 번뇌와 깨달음, 생사와 해탈 등 온갖 상대적인 개념들을 초월하여 모든 것들이 둘이 아닌 불이의 경지에 계십니다.

그러한 사실을 공간적으로 상징해 놓은 것이 바로 불이문이며, 그러한 곳에 이르기 위해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또 그와 같은 경지가 해탈이므로 해탈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찰에서는 이 세 개의 대문이 산문의 기본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천왕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외호신입니다. 외호신이란 불국토의 동서남북의 외곽을 지키는 신이라는 뜻입니다.

사천왕은 고대 인도에서 숭상하던 귀신의 왕이었다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이 사천왕이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된 후 수미산 중턱의 동서남북에서 그의 무리들과 함께 살면서 불법을 수호하고 인간의 선악을 관찰한 것입니다.

사천왕과 그 부하들은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세상의 선악을 살피다가 착한 이에게는 상을, 악한 자에게는 벌을 내립니다. 그 결과 매달 8일에는 사천왕의 사자들이, 14일에는 태자가, 15일에는 천왕 자신이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帝釋天)에게 보고한다고 합니다.

사천왕 가운데 동쪽은 지국천왕으로 안민(安民)의 신입니다.

이 지국천왕은 선한 이에게는 복을, 악한 이에게는 벌을 주면서 언제나 인간을 고루 보살펴주는 국토를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서측은 광목천왕으로 이 천왕은 죄인에게 벌을 내려 매우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도록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남측은 증장천왕으로 이 천왕은 자신의 위덕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는 덕을 베풀겠다는 원을 세웠습니다.

북측은 다문천왕으로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고도 하는데 언제나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고 하여 다문천왕이라고 합니다. 이 천왕은 어둠에서 방황하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수미산의 북쪽을 지키는 천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천왕은 불법과 인간을 수호하고자 하는 서원을 세우고 현재에도 불국토을 수호하는 신이기 때문에 사찰의 입구에 모셔서 청정도량을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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