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을 잃지 않는 경인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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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을 잃지 않는 경인년이기를
  • 제용 스님 <오등선원 주지>
  • 승인 2010.03.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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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초심(初心)의 사람은 모름지기 나쁜 친구를 멀리하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하며 오계와 십계 등을 방아서 지키고 범하고 열고 막을 줄 알아야 하느니라. 다만 부처님의 거룩한 말씀을 의지하고 어리석은 무리의 허망한 말을 따르지 말라”

위의 글은 너무다 잘 아는 초발심자경문 중 계초심학인문의 첫 구절이다.

초심이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계획하는 첫 마음이라. 처음에 다짐하고 시작하는 마음 또한 겸손하고 순수하며 배우는 마음이라고 한다.

어린아이 마음처럼 순진무구한 마음 바로 천진무구한 부처님 마음이다.

이제 경인년 한 해를 시작하는 첫머리에서 불자로서의 삶을 성숙시키는 수행의 밑그림을 초심으로 돌아가 그려보자.

불자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불자다운 수행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한 사상누각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의 거룩한 말씀을 의지할지언정 어리석은 무리의 허망한 말을 따르지 말라”고 하신 가르침을 들으며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수행하고자 한 그 마음 그것을 가리켜 초심이라고 한다.

지혜롭게 살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다.

훌륭한 사람, 선각자가 되려면 그 어떠한 경우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타인의 마음을 배려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는데 바로 ‘소통’이란 단어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부모와 자식, 선생과 제자, 국민과 정부 심지어 자연과 인간까지도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조화스럽지 못한 현상들을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보고 있지 않는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이 있다.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라는 뜻이다. 자신의 얘기를 끊임없이 하고자 하면서도 타인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하지 않는 자세를 인해 오해와 잘못된 판단을 계속 되풀이하곤 한다.

경인년에는 불자로서의 초심과 함께 이청득심의 자세로 수행하여 부처님의 이심전심(以心傳心)의 큰 가르심으로 성불을 향해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자.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날마다 마음밭을 가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는다.

보조국사의 계초심학인문의 간절한 마지막 가르침을 적으며 항상 초심의 마음을 돌이키며 수행하는 경인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길이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수행하는 일이 늘 새롭고 항상 다행스럽다는 마음을 품으면 끝내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오래 오래 하면 자연히 선정과 지혜가 뚜렷이 밝아져서 자기 마음의 성품을 보며 마치 보살의 환술과 같은 자비와 지혜를 써서 도리어 중생을 제도하여 인간과 천상의 큰 복밭을 일구리니 간절히 힘써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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