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다
상태바
불교대학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다
  • 김규리<서귀포불교대학 22기>
  • 승인 2010.09.07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귀포불교대학 22․23기 재학생들은 최근 신행법회를 봉행했다.

당초 산상법회를 봉행할 예정이었지만 비날씨 때문에 신행법회로 대체했다. 특히 서귀포불교대학 졸업을 앞둔 22기는 마지막 신행일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길을 나섰다.

서귀포에서 제주시 연동 한라수목원 인근에 위치한 선림사로 이동하는 중 버스에서 듣는 법문은 우리들의 마음을 다잡기에 충분했다.

마음 농사는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육바라밀 등 모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재물은 많지만 마음공부가 안 된 사람들을 자주 본다. 물론 그들 자신들의 노력한 대가로 재물을 얻었겠지만 있는 척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조금이라도 마음공부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게 된다.

어느 덧 선림사(주지 진학 스님)에 도착했다. 동산 위에 우뚝 솟은 대웅보전의 위상이 가히 호랑이가 포효하듯 우람한 자태를 뽐낸다. 종각과 요사채(육화당), 연지 등이 각자의 자리를 찾은 듯 터 잡고 있었다.

공양간으로 가서 가지고 짐을 풀고 대웅보전에 들어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타 사찰의 경우 주불로 부처님을, 협시불로 보살을 모시는데 반해 선림사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를 봉안하고 있었다.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선림사에 모신 부처님과 주지 스님하고 인상이 참 많이 닮은 것 같았다.

선림사 법요집에 실린 《천수경》은 우리말로 되어 있었다. 《천수경》을 독송하면서 그 뜻을 쉽게 알고 수지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이어 우리 도반들은 청법가로 주지 스님의 법문을 청했는데 진학 스님은 재학생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법문을 해 주셨다.

불교대학 졸업을 앞둔 22기 재학생들에게는 불자로 나아갈 방향을 짚어 주셨고, 23기 재학생들에게는 불교를 배우는 마음 자세를 새롭게 다질 수 있는 초심을 단단하게 지키라고 말씀했다.

스님께서는 “(1)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2)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3)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4)수행하는 데에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5)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6)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7)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8)공덕을 배풀 때에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9)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10)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는 내용의 보왕삼매론을 읊어주셨다.

보왕삼매론을 듣는 도반들의 얼굴에는 본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마음을 내려놓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신행법회는 그 어떤 산행보다 더 값진, 법문을 들을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 주셨다.

스님은 “제주시 인구 35만 그 가운데 연동, 노형동 등 신제주 인구만 9만”이라며 “제주지역 교회는 350개, 제주도 사찰은 280개인데 사찰의 부흥은 제주 사부대중이 빠른 정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스님은 지난 1998년 제주시 노형동에 불광포교원을 개원한 이래 수행과 전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도량을 조성하기 위한 원력을 세우신 후 2000년 지금의 사찰 부지를 매입하고 불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2004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선림사는 참선 선(禪), 수풀 림(林)자를 쓰고 있는데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향해 나가는 도량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내 안에 숨어 있는 ‘나’를 찾아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님은 󰡒사람마다 목적이 다르더라도 궁극적 목적은 중생이 인과를 믿고 마음을 닦아 해탈에 이르는 것󰡓이라며 󰡒불교대학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지극한 신심을 다 바쳐 하심하며 생활애햐 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님은 “친목보다는 불교대학에 온 목적을 바로 알고 부처님의 종자를 심어야 한다”며 󰡒부처님의 종자를 잘라 버리는 큰 죄를 짓지 말고 결코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으며, 갈고 닦은 최상승으로 자신을 등불로 삼으며 진리를 끝임 없이 탐구해야 한다󰡓고 말씀했다.

우리 도반들은 삼배로 스님께 예를 올리고 신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도반들의 삶에 자양분을 뿌려주신 주지 진학 스님과 신도들, 그리고 뜻깊은 신행행사를 마련해 주신 서귀포불교학교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