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8>-제주불교룸비니연합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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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8>-제주불교룸비니연합학생회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5.01.03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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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이어온 청소년 불교동아리

1959년 제1세 시작…50년 가까운 역사

도내 고교연합 불자들·월1회 법회봉행

“침체기 맞고있지만 활동의지 되살아나”



지난 26일 오전 10시. 삼도동에 위치한 제주시민포교원에서 목탁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어 반야심경을 독경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법당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학생들이 자못 진지하게 법회를 봉행하고 있었다.

“입정을 하겠습니다. 모두 벽을 향해 앉아 주십시오.”

자세를 잡고 눈을 지그시 감은 학생들은 죽비소리가 들리자 반배를 하고 좌선에 들어갔다. 이어서 고즈넉한 침묵이 법당 안을 가득 메웠다. 몇 분 후, 다시 한번의 죽비소리에 반배를 하고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제법 여법하게 법회를 봉행한 이들은 바로 제주불교 룸비니연합학생회(이하 룸비니)다. 도내 고등학교 연합 불교동아리인 룸비니의 역사는 반세기에 가깝다. 1959년 ‘제주불교룸비니학생회’에서 제1세가 시작돼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회원들이 47세다. 어찌 그 역사를 한순간에 다 말할 수 있으랴 만은 제주 불교계 곳곳에서 룸비니 출신들을 쉬 만날 수 있어 그 역사와 전통을 짐작할만하다. 룸비니 동산에서 석가세존이 태어났듯, 많은 불교의 인재들이 반세기동안 룸비니학생회에서 불제자로 거듭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일고 1학년(제47세)인 강승철 학생은 “룸비니 활동을 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다양한 친구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또한 “송광사 수련대회에 갔을 때, ‘절만의 독특한 식사방법’인 발우 공양으로 때론 퇴숫물을 마시기도 했지만 친구들끼리 우정을 돈독히 쌓아나기도 했다”며 얼굴 가득 웃음을 보인다.

사대부고 2학년(제46세)인 김지혜 학생은 “선생님의 권유로 룸비니에 가입하게 됐지만 지금은 제 자신이 룸비니 활동에 푹 빠져 있다”면서 “2005년에는 대입 준비 때문에 활동을 잠시 미뤄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제주일고 룸비니 지도교사인 황미나 선생님도 “교원불자회 활동을 하면서 룸비니 활동에 관심을 갖게 돼 교내에 룸비니학생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2004년은 특별활동과 동아리활동 신청 기간이 경과해 학교의 지원없이 개별적인 활동으로 꾸려오고 있지만 2005년에는 좀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특별활동과 동아리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룸비니는 침체기를 맞고 있다. 한 달에 1번 정기법회를 갖고 있지만, 도내 고등학교 중 지속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룸비니 학생회는 많아야 5개 학교 정도라고 한다. 또 룸비니 활동의 주축이 될 1·2학년 회원 모두가 있는 곳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실제로 2학년이 주축이 돼 이끌어 가는 회장단이 2004년도에는 구성돼지 못했고 룸비니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인 돼주신 성관(광명사 전 주지)스님의 갑작스런 입적으로 지도법사의 자리도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사)대한 불교 청소년 교화 연합회 제주지부(이하 제주청교련)의 고경태 운영팀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적극적이고 스스로 룸비니 활동을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꺼져가는 불씨 하나가 되살아나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를 만들어 내듯 룸비니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스스로 ‘도반’이라는 끈끈한 정을 느끼고 그 관계가 지속된다면 청소년 불교학생회로서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와 같은 대학불교동아리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도 담당할 것”임을 덧붙였다.

평화롭고 신비스러움으로 ‘성스러운 정원’이라는 룸비니. 룸비니가 지닌 성스런 정신을 경건하게 받들며 제주불교 룸비니학생회는 지금 쓰디쓴 인내를 감내하고 있다. 그러나 쓰디쓴 오늘의 인내가 언젠가는 달디단 감로수가 될 것임을 룸비니 학생들은 깨달아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해방직후인 1946년 제주에 불교학생회 기운태동

1959년 4월 7일 한국 ‘LUMBINI’ 본부 창립

현 제주불교‘LUMBINI학생회’ 제 1세 시작

1966년 5월 18일 ‘제주불교 학우회‘

‘제주LUMBINI학회’ 명칭 혼용

1966년 9월 12일 제주불교 학우회에서 탈퇴

‘LUMBINI학생회’ 정식 명명

1972년 8월 13일 ‘대한 불교 청소년 교화 연합회

제주도지부 제주불교LUMBINI 학생회’로 등록

1983년 12월 23일 제 1회 LUMBINI 예술제 개최

이후 1998년까지 2년마다 룸비니 예술제 개최

1986년 1월 1일 제 2회 LUMBINI 예술제 개최

1986년 8월 17일 명칭을 ‘제주불교룸비니학생회’라

칭하고 소속을 ‘대한불교조계종 23교구, 대한

불교청소년교화 연합회제주지부’로 변경

1996년 대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제주지부

(제주청교련)가 정식 창립되면서 소속을 제주

청교련 산하로 하고 명칭을 제주불교룸비니연

합학생회로 변경

<제주불교룸비니학생회 홈페이지 자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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