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수 대기자의 ‘불교통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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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대기자의 ‘불교통신’ <7>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0.12.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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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따스한 등불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길목, 분주한 모습이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는 행인의 걸음걸이에서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나누고 쪼개가며 어디론가 바삐 떠날 채비를 서둘고 있다.

일요일 오전 10시, 두 대의 차량을 이용해 회원 일행이 나서고 있다. 오늘은 정기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날이다. ‘덕행봉사단’ 단원들의 얼굴엔 미소가 넘쳐나고 있었다. 50~60대로 이뤄진 봉사단은 모두 9명이다. 음식점 운영․개인택시․전업주부 등 직업도 다양하다.

강철호 단장(63)은 지난 2005년 단원들과 뜻이 맞아 봉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정기적으로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 정기적으로 노인복지시설을 방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단원들은 제주시 월평동 소재 노인복지시설을 찾았다. 단원들이 휴게실로 들어서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잘 왔어, 고마워라, 기다렸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30여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매트 위에 눕자 단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단원들은 숙련된 솜씨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고 또 주무른다. 여기 저기서 긴 날숨과 함께 “아휴, 시원하다. 이제 살 것 같다”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제 죽어도 원이 없어. 이렇게 고마운 분들이 또 어디 있어”라는 여춘자 할머니의 말씀에 강 회장은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그래야 저희들과 오래동안 만날 수 있잖아요”라고 답한다.

따스한 손길, 정성의 손길이 몸과 마음을 함께 녹인다. 훈훈한 온정의 손길은 사랑의 온도를 높이고, 아름다운 세상을 연출하게 만들었다.

제주는 장수의 지역이면서 다른 지역과 달리 노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사회복지 정책이 실시되고 있지만 빈곤과 질병, 고독과 무위 등 노인들의 네 가지 고통을 크게 덜어줄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개인이나 각종 모임과 단체는 물론 종교계가 펴고 있는 자원봉사활동은 자비심, 이웃사랑, 무아봉공에 그 바탕을 두고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확대돼 모두가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뿐 아니라 봉사의 손길이 자연환경에까지 닿을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다.

보시는 전문가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재물이 없으면 몸으로 봉사할 수 있고, 몸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입보시를 통해 아름답고 고운 말이 어르신들의 벗이 되어 드리고,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너무 큰 욕심으로 다가가기 전에 마음을 먼저 여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자원봉사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기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보다 인간답고, 행복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따뜻한 사회, 정이 넘치는 사회,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은 자유 의지에 달려 있다.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자유 의지에 따라 스스로 행하는 활동이 활성화될 때 사회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느새 할머니․할아버지들과 헤어져 할 시간이다. 덕행봉사단 단원들은 손을 흔들며 어르신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다. “건강하십시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는 말이 마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는 것처럼 애어(愛語)의 부드러운 모습으로 포개진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밝혀 든 봉사의 따뜻한 등불, 나눔 봉사가 피우는 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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