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저님 정법의 신해행증을 위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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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저님 정법의 신해행증을 위한 다짐
  • 진맹수 <제주불교대학 28기>
  • 승인 2010.12.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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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정신과 물질은 어떤 조건에 의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연기’라 한다.

연기법은 인류의 역사에 가장 빛나는 진리로서 붓다께서 만든 것이 아니라 석가모니부처님 이전부터 있던 것이다.

연기법이란 무엇인가.

천차만별인 서로의 다른 모습을 지닌 삼라만상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한 뿌리라는 이치를 가르쳐 주는 말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 뿐일지 모르지만 연기법의 이치를 보면 ‘나와 너’는 결코 다른 존재가 아니고 하나로 연결된 존재들인 것이다.

저마다 자기 할 일을 다 하면서도 자기가 할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불교대학을 졸업하면서 이같은 부처님의 참 진리를 알았고, 이 세상 모든 존재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고, 나 또한 알게 모르게 남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끼치고, 그리고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 상기하게 된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천재지변이 하늘의 뜻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태풍이 부는 것이 지구가 자기를 조화롭게 하기 위한 연기의 법칙임을 알게 됐다. 태풍이 한번씩 불어야 바다가 정화되고, 바람이 불어야 지구의 기온이 고르게 유지되는 이치를 알게 됐다.

이처럼 거대한 지구의 몸부림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그 여파로 많은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그런 지구의 몸부림으로 인해 지구는 그나마 자기 건강을 유지하고, 우리가 그 속에서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존께서 ‘연기를 보는 자 법을 본다. 법을 보는 자 부처를 본다’고 말씀하셨는데 불교대학 졸업을 앞두고 이제야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다를 바라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거대한 몸집의 바다는 멀리서 바라보면 한없이 잔잔하다. 그러나 그 앞에 다가가서 바라보면 바다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파도친다.

파도가 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흐르지 않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바다는 끊임없이 정화한다.

우리 인생도 가만히 보면 바다와 파도를 닮아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간다.

그런 이유에서 말없는 위안과 감동을 주고 아름답게 느끼게까지 한다.

이런 연기법의 이치에 조금이라도 눈뜨게 된다면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나의 모습에서 감추어진 성숙한 아름다움을 스스로 보게 된다.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이 자비라면, 자비는 우리의 마음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명상수행을 일상화하고 있다. 요즘 불교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불교의 이야기는 모두가 우리의 마음을 관(觀)한다는 것이다.

염불․주력 등도 우리의 마음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수행을 통해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응어리들을 하나 하나 드러낼 때 지나간 시간에 쌓였던 업장의 인연들이 하나 둘 풀어지는 것이다.

내 가슴의 응어리라는 것은 눈을 통해서는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때를 만나면 나를 매우 고통스럽게 하고 곤혹스럽게 만든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경책하며 수행한다.

‘나에게 이런 장애가 있었구나. 나에게 이런 업이 있었구나’라고 반문한다.

부처님이 제시하신 이 방법을 실천해 마지막으로 해탈의 차원에 이르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겨울이 오는 무렵 풀 한 포기 하찮은 돌멩이조차 아름답게 다가온다. 가을에 피는 국화꽃은 가을이 되어 꽃을 피울 뿐이고, 지는 낙엽은 겨울을 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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