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터 우리불자-한재국 광주연탄판매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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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터 우리불자-한재국 광주연탄판매소 대표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1.01.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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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따뜻한 겨울나는데 일익 보람”


   
 
  한재국 광주연탄판매소 대표  
 
연탄은 저소득층 이웃들이 엄동설한을 이겨낼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이웃들의 얼음장 같은 바닥을 따뜻하게 달궈주는 이가 바로 한재국 광주연탄판매소 대표(69․사라사 신도)다.

1970년대 광주에서 처음 연탄 판매소를 운영하던 한 대표는 70년대 후반 제주도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택시․버스 등 운송업계에 1년 남짓 몸을 담은 후 광주에서 쓰던 사업장 명의 그대로 ‘광주연탄판매소’를 운영하게 됐다.

연탄 사용이 많았던 때에는 배달원도 여러 명 고용하는 등 소위 ‘사장님’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연탄 판매를 하면서 세 아들을 훌륭히 키워 결혼까지 보냈으니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한씨는 “예전에는 신속한 배달을 위해 집게로도 수 십장씩 날랐지만 요즘은 기력이 달려서 지게로 운반한다”면서 “아직도 한 번에 20장씩(72㎏ 정도) 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던 연탄은 90년대 중반까지도 하루에 많게는 8000장을 배달했지만 가정용 연료가 LP가스 등으로 변화되면서 요즘은 하루에 1000장 팔기도 어렵다고 한다.

한씨는 “활황기 때에는 도내 연탄 판매소가 130곳도 넘었지만 지금은 5곳에 불과하다”면서 “평생 해 온 일이어서 손 놓기는 어렵고, 용돈벌이로 삼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연탄의 쓰임새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연탄을 사용하는 곳은 가정집보다 꽃집․고기집 등 업소가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연탄 판매


“중복지원 많아 개선대책 필요”


한씨는 “기업체나 종교계, 사회단체 등에서 이웃들에게 연탄 배달을 체험하며 전달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면서 “중복 배달되는 경우도 많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체계적인 공급체계 구축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한씨는 “이 때문에 어떤 집은 연탄이 넘쳐나 보관할 곳이 부족한 반면 복지사각 지대에 있는 이웃들의 경우 연탄 1장도 아쉬운 실정”이라며 “연탄 판매소에서 연탄이 절실히 필요한 이웃과 기업체를 연결해 주는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이전에는 연탄을 배달하는 마차꾼과 리어커꾼이 따로 있었는데 지금은 힘든 일이라 사람들이 꺼려 한다”며 “역사 속에 잊히는 직업인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씨는 “몇 년 후면 고희가 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그 날까지 천직인 연탄배달을 계속하고 싶다”며 “혼자 사는 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이 연탄으로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때까지 지게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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