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석 스님(중앙승가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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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석 스님(중앙승가대 대학원장)
  • /정리=이병철 기자
  • 승인 2011.03.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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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붇다클럽(총회장 김성배)은 지난달 26일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기원 종석 스님(중앙승가대 대학원장)초청 대법회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봉행했다.

이날 종석 스님은 ‘반야바라밀다의 비밀’이란 주제로 법문을 했는데 요약정리 한다.



부처님 같이 장엄하면 이 우주가 바로 극락


   
 
   
 
이 세상 모든 것은 자기 장엄입니다. 우리는 자기를 장엄하기 위해 옷 무 새를 가다듬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으며 자기 존재를 드러냅니다.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제주를 장엄하는데 햇빛을 받는 식물은 무지개 색을 비롯해 다양한 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것은 태양이 “민들레야, 개나리야 노란색만 가져라”가 아닌 개나리 스스로가 그 여러 색깔 가운데 노란 색의 원력을 세운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 모두는 자기 나름대로 장엄하면서 자기 존재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정법회를 통해 신도들의 집을 방문하는데 집마다 그 주인에 따라 집안의 장엄은 다 다릅니다. 그 장엄 속에서 집 주인의 안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 역시 세계에서 제주만의 독특한 장엄이 있습니다. 제주도가 이미 유네스코 3대 분야에 등재됐고,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보물임을 알려 나가고 있습니다.

제주불자 여러분, 오늘 법회에서 자기 장엄을 통해 부처님을 홍보하고 그림으로써 이 세계를 살기 좋은 부처님의 이상 국가를 만드는데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성불의 종교’입니다. 성불을 한다는 것은 내가 부처님이 된다는 것입니다. 나를 완전한 인격체로 승화한다는 말입니다. 나의 삶속에서 부처님의 말과 행동을 세계에 그대로 실현시켜 보자는 것입니다. 그 어떤 종교보다 자기를 승화시켜 사회를 살기 좋고 웰빙의 삶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불교입니다.

종교마다 지켜야할 계율이 있습니다. 불자들이 지켜야할 5계가 있고, 비구는 250여계, 비구니는 350여계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계율보다 더 중요한 계율이 있는데 이를 ‘무상계(無常戒)’라 합니다.

무상계는 무상이라고 하는 계입니다. 보통의 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상이라는 계입니다. 불자는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합니다. 다른 것은 모를 지라도 무상계 만큼은 꼭 지켜야 합니다.

무상의 뜻은 시시각각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계율로 삼고 지키고 살면 열반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부무상계자 입열반지요문(夫無常戒者 入涅槃之要門)이라.’ 무상계는 열반으로 들어가는 중요한 문으로서 열반을 내 것으로 하려면 무상계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고, 월고해지자항 시고(越苦海之慈航 是故)이라.’ 이 사바세계는 고통의 바다입니다. 고통을 뛰어넘으려는 무상계를 지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불자들은 성불이 가장 큰 이상입니다. 세상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중생에서 벗어나 부처님으로 등극하려면 이 무상이라는 것을 계율로 삼고 일상생활에서 실현해 보십시오.

‘일체제불 인차계고 이입열반(一切諸佛 因此戒故 而入涅槃)이라.’ 모든 부처님도 이 무상을 말씀을 계율로 삼고 실천했기 때문에 부처님이 됐고, 중생들도 무상을 계율로 삼아야 극락세계에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법회에서 가지고 갈 선물은 무상이라는 선물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팔만사천가지 법문을 하나로 하면 무상계라 하고 싶습니다. 《반야심경》에 비밀이 있습니다. 그 비밀은 무상을 계율로 삼고 살자입니다. 무상계라고 직접 말하지 않지만 그 함축적인 내용에는 무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에는 2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바로 관자재보살과 사리자보살입니다. 사리불은 지혜 제일이고, 관세음보살은 대승보살입니다. 근데 사리자는 대승이 아닌 소승 불교입니다. 관자재보살이 사리자에게 새로운 것을 말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반야심경을 보면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觀自在菩薩行深般若波羅密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삶의 덕목으로 사시는데 오온(五蘊)이 다 공하구나.’ 오온은 일체 모든 것을 합한 것 즉, 세상의 모든 것을 오온이라 합니다. 오온은 일체 모든 것이 공(空)하다입니다.

오온 개공은 권력도 명예도 공한 것임을 안 다음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그동안의 가지고 있던 고통이 사해졌다’입니다. 오온이 공한 것을 알면 행복을 내 안으로 모셔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마음도 항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을 통해 권력의 무상함을 알았습니다. 모든 것이 일시적인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시시각각 생하고, 멸하는 것입니다. 변치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반야심경의 핵심은 ‘오온이 개공하다’는 내용입니다. 일체 모든 것이 공하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뜻은 집착 등에 끄달리지 말라입니다. 요즘 말로 ‘쿨(cool)해라’입니다.

《금강경》에 ‘유(有)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즉비보살(卽非菩薩)이라. - 어떤 보살이 아상(我相)․인상(人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相)이 있으면 이는 보살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을 가진 사람은 보살이 아닙니다. 보살이라는 칭호는 굉장한 것입니다. 문수보살, 관세음보살님 등 어마어마합니다. 보살은 상을 지니고 집착하면 안 되는 분들로 물 흐르듯이 그냥 흘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나옹선사의 글 가운데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라는 거처럼 살아야 합니다.

이 글 속에는 반야심경, 금강경, 무상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 들어 있습니다.

중생의 병은 집착입니다.

사성제(四聖諸)가 있는데 첫 번째가 고성제 즉, 사바세계는 고통의 세계입니다. 집성제는 고통의 원인은 집착 때문입니다. 그것을 놓아야 합니다. 그 뿌리를 제거해야 고통이 사라지고 즐거움이 옵니다.

불자들은 성불의 존재입니다. 대 인격체의 존재입니다. 자기 자신이 우주의 주인공이 돼서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는 대 우주라는 걸림 없는 자유자재한 해탈인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무상에 끄달리지 않습니다.

불교의 궁극 목표는 열반입니다. 열반은 ‘니르바나(Nirvana)’, 번뇌 망상을 완전 연소(燃燒)시켜서 그 무엇에도 끄달림 없는 세상으로 가는 이것이 불교입니다. 이것은 불교가 무상을 계율로 삼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그 어디에도 억매이지 말아라. 반야심경 핵심도 그 무엇에도 끄달리지 말라입니다. 우리가 일반이들이 죽으면 ‘사망’이라 말하고 부처님은 ‘열반’이라고 합니다.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사망은 죽음을 싫어서 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를 말합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상’을 가지고 있지 말라입니다. 금강경의 핵심은 무주상(無主相)입니다. 생각 생각, 걸음 걸음마다 상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자입니다.

여기 거울이 있다고 가정하시고 자신의 모습을 봐 보십시오. 어제 아침의 얼굴이 남아있습니까. 어제의 모습이 남겨져 있으면 오늘의 나를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을 비춰줄 수 있는 것입니다. 남아 있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몸과 마음, 행동을 부처님과 같이 장엄하면 이 우주가 바로 장엄의 세계입니다.

부처님을 생활 속에서 구현해 한 층 멋진 보살로서 ‘붇다’라는 이름에 걸 맞는 보살로서 거듭나길 바랍니다.



종석 스님은

서강대학교에서 학사, 동국대학교에서 석사, 일본 대정대학교에서 석․박사를 받았고, 중앙승가대 총장대행 및 불교방속에서 ‘불교교리 강좌’를 진행했다.

현재 스님은 중앙승가대 대학원장을 비롯해 조계종 고시원장, 조계종 교육위원장, 한국불교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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