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 위해 2만6천 장 연잎 빚은 정정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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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 위해 2만6천 장 연잎 빚은 정정숙씨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1.04.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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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청정한 연꽃으로 피어나길”


   
 
  환우 위해 2만6천 장 연잎 빚은 정정숙씨  
 
“석달 동안 안거에 들어 참선 수행한 기분이랄까요. ‘나’를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달 31일 제주대학병원 법당에는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회장 수상 스님)원들로 가득했다. 이날 회원들은 병고로 고통받는 환자와 소외계층인 장애인․노인들에게 생명의 등불을 밝혀줄 연꽃등을 만드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1000여 개의 연꽃등을 만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호스피스 회원인 정정숙씨가 지난 1월부터 석달 동안 2만 6천장의 연잎을 수행삼아 홀로 빚었기에 가능했다.

정씨는 “3개월 동안 손끝이 연잎 색깔로 지워질 날이 없었지만 환자들이 연등을 보고 즐거워 할 생각에 연잎을 빚으면서도 기쁨이 충만했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그동안 타 종교는 간병기도가 활성화됐지만 불교는 미진한 것이 사실이었다”며 “하루는 친구의 병문안에서 연등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수상 스님께서 병상의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데 저는 그 마음을 몸 보시로서 전하고 싶었다”고 연잎을 접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석달 동안 선업 쌓는 수행의 시간


병원 포교의 동반자 역할 ‘한 몫’


부처님오신날 연꽃등 1천개 보시


정씨는 “석달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연잎을 빚는 2~3시간은 수행 삼매에 빠졌었다”며 “하루 일을 되돌아보고 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참회하며 선업을 쌓겠다는 발원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남들은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려 주지만 저는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였다”며 “내 손 끝으로 빚어진 1000여개의 연등이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한다면 ‘이보다 더한 수승한 공덕이 어디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얼굴의 환희 미소가 정씨의 기쁨을 증명한다.

정씨는 지난 2년 동안 자비실천법연회장 소임을 맡으면서 회원들과 연꽃등 만들기에 동참하는 한편 천연비누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합장주를 구입하는 등 병원포교의 동반자 역할을 해 왔다.

한편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원들은 부처님오신날(5월 10일)까지 제주대학병원․제주의료원의 환자, 노인복지시설인 인효원의 노인, 제주시시각장애인복지관․사회복지법인 춘강의 장애인들에게 연꽃등을 나눠주며 흙탕물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듯 환자․노인․장애인들이 연꽃등을 바라보며 마음만큼은 청정한 연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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