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의 땅에 초기불교의 씨앗심기
상태바
대승의 땅에 초기불교의 씨앗심기
  • /제주불교
  • 승인 2011.05.25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기불교라 함은 좁게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의 직계제자들의 가르침을 말하고, 넓게는 제3차 결집을 통해서 현존하는 빠알리 「삼장」에 전승되어 오는 모든 가르침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남방 상좌부에 전승되어 오는 ‘니까야’와 북방에서 한역으로 전승되어 오는 ‘아함’이 초기불교의 전거가 된다. 비록 ‘니까야’와 ‘아함’은 남방과 북방으로 전혀 다른 경로를 통해 전승되고 다른 문자로 기록되었으나 서로 똑 같은 기본 가르침을 담고 있다.

부처님의 금구성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초기불교는 불교 만대의 뿌리이기 때문에 모든 불교의 표준이다. 초기불전의 매개 언어는 빠알리 어(語)이나 대승불교의 전적은 모두 산스끄리뜨 어(語)로 기록되어 전승되어 왔다.

최근에 우리 비구, 비구니스님들이 인도에 유학하여 초기불전을 우리말로 역경(易經)함으로써 부처님의 원음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승가대학의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되어 초기경전을 공부하는 학인스님들이 많아졌다.

도내에서도 초기불교 강좌가 개설되어 침체기에 빠진 한국불교의 쇄신을 위한 호기를 맞고 있다. 한라산 관음사의 말사인 고관사가 선구자로서 제주 섬 꼬라의 순례 길을 개척하더니 이것도 모자라서 초기불교 공부모임인 ‘담마와나’를 결성하여 매주 월요일 초기경전 강의를 하고, 부처님과 그의 상수제자들이 수행했던 아나빠나사띠(호흡명상)로 선교 일치의 결사체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법사(法師)도 훌륭하다. 인도대학에서 8년간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한 제하 스님이다. 이에 경쟁하듯 제주불교문화대학원에서도 올해 2학기부터 ‘아함경’ 강의를 개설한다. 법사는 20여 년 동안 ‘아함경’ 공부에 매진해 온 연담 스님이다.

우리 불자들은 한문으로 번역된 대승경전인 화엄경, 법화경, 금강경, 반야심경 등에 대하여는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산스끄리뜨어로 기록되어 전승된 대승경전을 한문으로 역경하면서 언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번역의 오류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교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초기경전은 뿌리이기에 가지인 대승경전을 거부하지 않는다. 반야심경, 금강경의 대의를 알려고 한다면, 초기불교의 교학체계인 오온, 12처, 18계, 22근, 사성제, 12연기를 배워야 한다.

용수보살은 대승불교의 선구자요, 제2의 석가모니로 추앙받고 있는 존자로서 처음에는 빠알리어로 된 삼장을 공부하고, 후에 공(空)사상을 확립함으로써 중관학파의 개조가 된 분이다. 이처럼 초기경전은 우리 유학(有學)들이 딛고 일어서야할 발판이요, 출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