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문을 연 고가네에 들어서면 제주풍광 사진들이 인심이 넉넉한 제주의 고향을 느끼듯 편안하다. 그래서 상호도 고 대표의 성(姓)을 따서 이웃 삼촌 집 같은 ‘고가네’다.
이 집 자랑은 오직 육질이 담백한 제주산 ‘흑돼지’ 만을 고집한다. 지글거리는 연기 속에 익어 가는 돼지갈비. 그 위에 밥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돌솥밥을 얹으면 그 맛도 일품이다. 식사 후 입안을 개운하게 숭늉까지 옛 맛 그대로다. 또 직접 담근 간장 게장이 손님들의 입맛을 돋운다.
또한 돼지고기와 찰떡 궁합인 와인이 여성 손님들을 유혹한다. 와인은 고기를 연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비릿한 고기의 냄새를 제거해 주기 때문에 여성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편 고씨는 일상에 찌든 자신을 발견했을 때 사찰을 찾는다고 한다. 도량에 발걸음을 내 놓으며 마음속의 짐을 하나, 둘 털어 버린다. ‘기본에 충실하자’ 다시 하심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고씨의 식당 경영 철학은 ‘맛과 신용’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씨는 종업원이나 불판 세척업체에 맡겨도 될 불판을 손수 닦는다. 손님 건강을 직접 챙기겠다는 나름대로의 고집이다. 손님들에 대한 신용과 노력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고씨는 봉사도 열심이다. 매월 가족의 이름으로 탐라장애인 복지회관에 보시금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삼다라이온스 이사로 활동하며 무의탁 노인들에게 집 고쳐주기와 보청기 보내주기 운동 등 손님 챙기듯 봉사 활동도 삶의 일부다.
“제가 사찰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저희 식당이 고향집처럼 아늑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고 씨의 말처럼 고가네가 제주전통의 이름난 ‘맛집’으로 곧 유명세를 치를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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