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8>- 원명선원 ‘생활참선인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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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8>- 원명선원 ‘생활참선인들의 모임’
  • 강석훈 기자
  • 승인 2005.01.14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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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삶이 아름답다

회원 50여 명 생활속 수행 실천

‘본래 나는 누구인가’ 참구 정진



   
 
  지난 9일 원명선원 일요법회에서 회주 대효스님이 법문을 통해 ‘본래 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람은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뜻이 있는 사람과 뜻이 없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뜻을 둔 사람은 자신의 명예나 재물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뜻이 손상되는 것에 가슴 아파하고, 그 뜻을 살리는 데에서 보람을 갖습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제주시 원명선원(회주 대효스님)에서는 일요법회가 한창이었다. 법당에 모인 30여 명의 불자들은 스님의 법문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본래 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효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곧바로 참선이 이어진다. 불자들이 참구해야 할 화두는 ‘부모한테 태어나기 전 본래 나는 무엇인가’.

죽비소리가 법당을 울리자 불자들은 삼매에 빠져들었고, 저마다 꼭꼭 채워뒀던 욕망을 벗어버리기 위해 오로지 의심하고 또 의심할 뿐이었다. 이들은 그렇게 ‘참 나’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수행이 곧 삶’이라 여기며 참선을 거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생활참선인들의 모임(회장 이명식)’. 매년 여름과 겨울 두차례 개최되는 원명선원 ‘선체험 수련회’를 수료한 불자들로 구성된 ‘생활참선인들의 모임’은 현재 5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평소 각자의 수행에 정진하는 이들은 토요일∼월요일에는 도반들과 함께 정진하고 있다. 특히 수련회를 통해 원명선원과 인연을 맺은 몇몇 불자들은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고 있다. 어찌 보면 ‘생활참선인들의 모임’은 30여 년째 참선을 지도하고 있는 대효스님의 결실이기도 하다.

법회가 끝나고 ‘생활참선인들의 모임’ 회원들과 대효스님의 다담시간.

딸 김순미(28)씨와 함께 참선을 하고 있는 송순(52)씨는 “가족이 함께 정진하다보면, 간혹 다툴 일이 생겨도 사그라지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회원들 중에는 부부도 여럿이다. 이날 자리한 이명식 회장과 양순복(53)씨, 이병동(54)·손경숙(50)씨 부부도 수년 째 함께 참선수행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수행을 하기에 앞서 ‘왜 수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행을 통해 이론과 생활의 일치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깨달음을 향한 삶을 살아갈 때 불교 수행의 참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회장의 말에 대효스님은 “일상적인 분별의식을 타파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며 본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화두”라며 “모든 수행은 매일 이뤄져야 참 의미를 알게 된다”고 당부했다.

“주어진 생을 그릇된 곳에 허비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즉 잘 살기 위해 수행을 한다”는 박재호(53)씨.

박씨는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과연 행복한가’라는 생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자신의 내면을 향해 진지하게 해본다면,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얻을 수 없다면, 이 또한 수행의 문을 두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스스로 정진을 다짐한다.

이들은 저마다 들뜬 마음·근심·욕심이 사라지는 것,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지금 처한 생활에 만족하는 것을 수행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라는 아상(我相)의 뿌리를 뽑기 전에는 잔잔한 파도가 언제 풍랑으로 변할지 장담할 수 없기에, ‘생활참선인들의 모임’은 오늘도 수행의 끈을 부여잡고 있다.



“삶에 충실하며 수행정진할 것”



   
 
  이명식 ‘생활참선인들의 모임’ 회장  
 
“흔히 ‘불교는 수행의 종교’라고 하는데, 아무리 해박한 지식을 소유하고 이론에 밝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식으로만 그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일 것입니다. 불교의 교리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수행법들이 설해져 있지만, 수행의 근간은 자신에 대한 바른 인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5년 전 원명선원 ‘선체험 수련회’에서 대효스님의 ‘놓아라’라는 법문을 듣고,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는 이명식 ‘생활참선인들의 모임’ 회장.

이 회장은 “수행은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며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며 내일의 과거이듯 생활참선인들의 모임은 일상에서의 참선수행을 통해 오늘의 삶에 충실하는 불자들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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