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수진 스님<전남 담양 용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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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법문-수진 스님<전남 담양 용화사 주지>
  • /정리=이병철 기자
  • 승인 2011.07.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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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읍 위미리 서광사(주지 성근 스님)는 지난 10일 100일 기도 회향 및 보살계 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대법회에는 수진 스님(해동 율맥 11대 율사․전남 담양 용화사 주지)이 전계아사리로 나서 법문을 설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보살계는 성불의 지름길입니다”



   
 
   
 
오늘 받는 계(戒)는 것은 해와 달처럼 우리를 밝혀 주는 것입니다. 해와 달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듯이 불자는 반드시 계를 받음으로서 진정한 불자가 되는 것입니다.

‘불법난득(佛法難得)이라.’ 인생에서 부처님의 법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렵고, ‘인신난득(人身難得)이라.’ 동식물 가운데 사람의 몸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생(生)을 받고, 받아오는 가운데 한량없는 죄업(罪業)을 지어온 탓에, 사람 몸을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전생에 수많은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인간의 몸을 받은 것입니다.

‘불법난봉(佛法難逢)이라.’ 수많은 종교가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지만 불법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타 종교보다 가장 평화롭고 민주적인 것은 불교인데 보살계가 그 근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법을 믿더라도 계를 받기 어렵습니다. 불자라 하여 부처님께 절한다고 불제자가 아닙니다. 흔히 계를 부처님의 문 밖과 안의 문턱이라 합니다. 계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맹세를 하는 것입니다. 계를 받는 것은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행복을 누리기 위함입니다.

이 세상에서 몸뚱이를 벗고 다음 생에 갈 때에도 보살계를 받아 연비한 팔에는 염라대왕도 쇠고랑을 찰 수 없습니다. 10중대계와 48경계를 하나하나 지미켠 여러분들은 보살(菩薩)이 될 수 있습니다. 보살의 지위까지 갈 수 있는 것이 보살계입니다.

보살계의 위치는 부처가 될 수 있는 근본의 계이다. 보살이 돼야 부처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이 세상에서 존경받고 사는 게 부처님의 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살의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정진해 부처가 돼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불자는 당연히 보살계를 받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출가 후 아들 라훌라가 출가하게 됩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자비로운 가르침을 주기 위해 오계를 만드십니다. 그러다가 출가한 스님들을 위해 10계를 만들었고, 출자 제자들이 늘어나면서 질서가 흐트러졌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비구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를 제정하게 되신 겁니다.

보살계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극락세계에 간다는 것이며 영원히 사람의 몸을 잃지 않고, 부처님의 품안에서 인연의 씨앗을 잉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보살계는 성불의 지름길입니다.

이제 계에 대한 필요성을 말했고, 오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불살생(不殺生)입니다. 즉 모든 생명을 내 목숨처럼 여기라는 말입니다.

요즘 자살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자살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남의 생명을 죽이는 것도 자살이고, 내 목숨을 죽이는 것도 자살입니다.

자살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자살은 성불의 이르는 길을 향하다가 그것을 중간에 포기하는 꼴과 같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이라는 단계를 거쳐 부처님이 될 때까지 하나의 인생관을 확립을 해야 합니다. 끝까지 부처님이 돼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는데 자살로 도중하차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은 불자로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영원히 갈 길을 모르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의 최종 목적지가 극락세계라면 자살은 도중하차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다른 생명을 죽이면 안 됩니다. 제가 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어느 아가씨가 시집가기 전입니다. 보리밭에서 보리다발에서 구렁이알이 나온 것입니다. 우리는 구렁이는 무섭다고 생각하지만 구렁이 역시 새끼를 낳기 위해 정성을 다해 알을 품습니다. 그 아가씨는 무서움과 동시에 재미로 알을 깨 버린 것입니다. 그 안에는 덜 깬 알도 있었습니다.

그 10년 이후 아가씨는 시집을 가고 자식을 낳았는데 무남독녀 외동딸입니다. 시집간 첫 날 밤에 꿈에 사위와 딸이 어머니를 죽이려는 것입니다. 이 전에는 대 낮에도 누렇게 익은 보리밭에 벼락이 떨어져 그 사람의 밭만 홀딱 타 버린 것입니다.

그 여자는 한 스님을 찾아갔더니 천도재를 지내라는 것이다. 병에는 그에 따른 반드시 원인이 있을 것, 스님은 “당신이 혹시 긴 짐승에 대한 원한을 가진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그 여자는 “처녀 적에 보리다발에 구렁이알을 톡 톡 터지는 재미에 죽였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스님은 “그 구렁이가 원한이 되어 당신의 딸과 사위로 태어나서 당신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렁이를 위해 천도재를 지낸 후부터는 악몽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나 돼지 모두다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그 생명은 인간 모습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세계에서 근본은 ‘모든 생명의 마음은 같다’입니다. 우리가 윤회를 볼 때 얼마나 전생에 업식을 어떻게 지었느냐에 따라 두 발로 걷는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네발로 걷는 짐승으로 태어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귀중함은 똑 같습니다. 식물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식물도 음악을 틀어주면 더 잘 자란다고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나 식물도 다 같다는 것입니다.

‘유정무정(有情無情)이 계유불성(階有佛性)이라.’ 이 삼라만상에 부처가 아닌게 업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입니다. 이에 반해 타 종교의 경우 주종 관계에 놓여 있는데 이는 대립이고 투쟁이고 전쟁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입니다.

여러분의 주인공은 마음입니다. 몸은 인연따라 모였다가 나중에는 흩어지게 마련입니다. 구렁이는 나중에 사람으로 태어나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생활을 위하거나 가족을 위할 때는 ‘살생’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살생은 생계를 위해서는 부처님이 용서를 합니다.

두 번째, 남의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말라. 반야심경에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여기서 색은 물질을 뜻하고, 공은 마음을 말합니다. 물질과 마음은 같은 것이고, 내 생명과 다른 생명이 같다는 뜻입니다. 중생은 재물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합니까. 남의 것을 가져가면 잃어버린 남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가져간 사람은 그만큼 복이 없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자비의 마음으로 살면 그만큼의 공덕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남녀 간의 정절을 지켜라. 이 세상은 남녀 간의 이성을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운 것입니다. 부부싸움도 전생부터 정절을 잘 지키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의 성은 한 송이 아름다운 장미와 같습니다. 여러 사람이 꺾어가는 꽃이 아닙니다.

네 번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거짓말도 검고 흰 거짓말이 있습니다. 선한 거짓말은 하되 한 사람을 구렁텅에 빠지게 하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입니다.

다섯 번째, 술을 과하게 먹지 말라. 술을 먹고 정신을 잃으면 36가지 허물이 생긴다고 합니다. 건강을 위한 한두잔은 괜찮지만 술을 많이 마심으로써 정신이 혼미해져 자신이 이성을 잃는 것은 자신을 나락의 길로 떨어뜨릴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오늘 받는 계를 이쪽 귀로 들어 다른 귀로 흘려버려도 마음속에는 보리심이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즉, 부처의 종자가 자라는 것입니다. 한번만 들어도 신심을 싹트게 하는 것입니다. 눈으로는 안 보일지라도 마음속에서는 보리심이 자란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늘 보살계를 수지 독송하십시오.

계를 받는 것이 왜 좋으냐하면 계를 받는 것은 ‘내가 불자다’라고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이름 석자를 받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진정한 불자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불명이 항상 자신을 일깨워 줍니다. 이제 여러분은 부처님의 자식들입니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이고, 부처님이 될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처님의 자식답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대한 의식을 확고히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불제자가 된 것을 축하들이며 보살계 공덕으로 부처님이 저를 지켜준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십시오.

세세생생 가는 곳마다 보살과 도반이 되어 무량공덕이 쌓이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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