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생명평화 기원법회 현장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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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생명평화 기원법회 현장 탐방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1.09.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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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불자들, 강정은 우리가 지킨다


   
 
   
 
“공권력을 앞세워 해군기지를 폭력적으로 강행하는 국가권력자들로 하여금 집착을 버리게 하고 만 생명에 대한 무자비함이 곧 자신에게 돌아올 독화살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강정불자들이 그동안 억눌려 온 민심을 스스로 표출했다. 강정 불자들은 지난 23일 오후 강정 코사마트 사거리에서 열린 ‘강정마을 생명평화 기원법회’를 통해 본격적인 불자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천주교와 기독교 일부에서 제주해군기지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와 기도를 드리는 등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드러냈지만 불교계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타 종교계가 목사와 신부님에 의해 주도적이었다면 이번 법회는 강정 불자들의 간절한 불심에서 비롯됐다. 스님에 의해 법회가 아닌 민중 항쟁처럼 불심이 스스로 일어났고 그 힘은 향후 들불처럼 불자들에게 번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회에는 강정불자들뿐만 아니라 오상인 서귀포정토거사림회장을 비롯해 회원, 붇다클럽 정방회․천지회원 등 인연있는 불자들이 동참해 “힘 내십시오”라며 강정불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어 ‘만(卍)’기를 내 걸리고, 정성스럽게 마련한 공양물을 올린 소소한 불단은 이들의 마음을 하나의 ‘화두’로 응집시켰다.

구럼비 해수관세음보살을 향해 머리 숙여 삼배를 올린 불자들은 윤경용 전 붇다클럽 정방회장의 목탁소리에 맞춰 천수경을 읊기 시작했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사바하~.”

관음보살의 위대한 원력으로 강정불자들의 외호신장이 되어 주시고 천수천안의 손과 눈이 되어 우리를 보살펴 달라고 강정불자들은 간절한 마음 모아 두 손 합장한다. 지금의 지옥세계 절로 소멸되고, 이 화탕지옥이 절로 말라지기를 관세음님께, 대세지보살께 발원하고 또 발원했다.

그리하여 이 강정도량 청정하여 주민들의 마음에 걸림 없어지고 강정이 불국토를 이루어 평화가 깃들길 기원했다. 천수경을 독송하자 그동안 흩어져 있던 불심이 하나로 운집되는 듯 참석자마다 가슴은 벅차올랐다.

윤안범씨는 인사말에서 “이 자리는 강정을 사랑하는 불자들이 절차적 문제로 인해 정신․물질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야단법석”이라고 강조 한 뒤 “불자들이 부처님의 자비와 평등, 동체대비의 사상을 실천하지 못하면 평화는 깨진다”며 “지속적인 불자들의 동참을 통해 환경파괴를 일삼는 해군기지를 몰아내자”고 말했다.

고권일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어리석은 마음으로 강정마을을 지옥으로 만들고 사람들에게 돈만 알게 하는 이들에게 자비로서 바로 서게 만들어 달라”며 “불자들이 일어선다면 저들의 공권력 칼날이 무뎌지고 악심은 사라지며 우리를 향했던 어리석음도 지혜롭게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 불자들은 ‘생명평화 기원법회’를 정기적으로 봉행하기로 결의했다. 끊임없는 목탁소리가 불자들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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