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 마칠 때까지 배움의 길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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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마칠 때까지 배움의 길 도울 것”
  • 강석훈 기자
  • 승인 2005.01.2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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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공부가 전부인 사람입니다. 그 서러움을 알기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우며 마지막 남은 생을 회향하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신철주 북제주군수를 통해 추자면 장학회에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전남 광주 성덕사 창건주 도현스님.

북제주군 추자면 영흥리가 고향인 도현스님은 30여년 전 전남 백양사에서 출가, 이후 성덕사를 창건하고 자비실천에 정진해왔다.

도현스님은 “고향 장학회가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님의 자비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장학금을 지원했고, 그 수가 20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스님은 세수 70세를 넘기면서부터 건강이 쇠약해졌다. 이번에 서둘러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장학금 기탁식에 함께 참석한 조카 박경자·경란·황욱 씨는 “고향 영흥리를 ‘절기미’라고도 하는데, 스님은 이 곳에서 3명의 출가수행자가 나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스님에게 있어서 ‘고향’은 스스로를 경책하며 수행 정진하는 도량과 같다”고 말한다.

“언제 생을 마칠지 모르는데,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지 않을 때 평생의 숙원을 풀고 싶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지만, 제가 도울 수 있는 여력이 남는다면 다시 고향을 찾겠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이제는 자그마한 암자만 남았다는 도현스님. 이생을 다할 때 그마저도 고향을 위해 보시하고 싶다는 스님은 진정한 자비실천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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